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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참혹한 6·25전쟁에서도 빛난 뜨거운 가족애와 학도병의 나라사랑

입력 2022-06-28 03:00업데이트 2022-06-28 0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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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형제가 보낸 애틋한 가족사랑
서지학자 이상주 박사가 편지 공개
청주시 “나라사랑 정신 기리자”
90대 노병 3인의 인터뷰 영상 제작
충북 청주시가 6·25전쟁 72주년을 맞아 제작한 참전 유공자 인터뷰 영상. 청주시 제공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25전쟁 당시 참전한 용사들의 생생한 이야기 두 편이 발굴됐다. 하나는 당시 전투 중 전사한 한 군인이 가족들과 주고받은 편지이고, 다른 하나는 아흔을 넘긴 참전 용사들의 상흔이 담긴 사연이다.

○ 전장(戰場) 속 가족애 담긴 편지

서지학자인 이상주 박사(전 중원대 한국학과 교수)는 최근 6·25전쟁 당시 참전한 한 군인 형제가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와 가족의 답장, 부대장이 부대원의 가족들에게 보낸 통신문 등 17통의 편지를 공개했다.

전장 속 병사는 가족들에게 “저는 집에서 염려하시는 덕택에 매일 몸 건강히 훈련에 노력하고 있으니 안심하세요”라는 글을 보냈다. 부상을 당한 병사의 형은 “상처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다리뼈가 골절되고 파편이 박혀 군의관이 빼준다고 했다”는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고, 여동생은 “수차례 편지를 보냈는데 왜 받아보지 못했습니까. 어찌된 건지 궁금합니다”라며 절절한 마음을 편지에 담았다.

안노순 하사와 소속 부대장이 보낸 편지. 이상주 박사 제공
편지의 주인공은 육군 제5사단 36연대 소속이던 안노순 하사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에 따르면 1931년생인 안 하사는 1951년 12월 입대했다. 1953년 봄 ‘피의 고지’ 전투, 중공군의 텍사스 고지와 오봉산 능선 공격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치렀고, 5월 30일 포탄에 맞아 분대원과 전사했다.

편지를 공개한 이 박사는 “고문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이 편지를 입수했다”라며 “당시 군인의 자세와 농촌의 정황, 한글 표기법 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현재 고인의 고향(청주시 현도면)에 살고 있는 가족들과 상의해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아흔 노병들의 생생한 전투담

청주시는 6·25전쟁 72주년을 기념해 참전 유공자들의 정신을 기리는 인터뷰 영상을 만들어 시 공식 유튜브 채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개했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6·25 당시 백마고지 오성산 전투에서 포탄에 철모가 찢겨 머리에 박힌 파편 상흔을 아직도 갖고 있는 정진태 옹(93)과 청주중 3학년 재학 중 학도병으로 참전한 임갑봉 옹(88), 6·25와 베트남전쟁에 모두 참전한 김동희 옹(91) 등이다.

김 옹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전우들이 이제 90세가 넘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죽기 전까지 대우받을 수 있도록 나라에서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인터뷰에 참여한 노병들은 한목소리로 “전쟁의 아픔을 후손들이 겪게 해서는 안 되고, 자신들이 지켜낸 나라를 젊은이들이 잘 살아주기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준구 청주시 공보관은 “어르신들의 숭고한 정신이 잊히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 그분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 이번 영상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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