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지하철 2년 만에 재개…“귀가 한결 편해져” vs “회식 길어져 싫어”

  • 뉴시스

서울지하철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중단했던 심야 운행을 2년 만에 재개하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반기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시민의 발’로 불리는 지하철의 단축 운행 기간 시민들은 막차를 놓치면 늦은 시간까지 귀가하지 못하고 대체 교통수단을 찾아야 했다. 지하철 막차시간 연장으로 시민 불편이 줄어들고 나아가 ‘택시 대란’이 해소될 여지가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8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2호선, 5~8호선 구간은 운행 시간 조정 준비가 완료돼 지난 7일부터 심야 운행을 시작했다.

서울교통공사와 한국철도공사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구간인 1호선과 3·4호선은 열차 운행에 필요한 준비 과정을 거쳐 1호선은 7월1일부터, 3·4호선은 8월1일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지하철 심야 연장운행은 코로나19 확산 및 적자 확대에 따라 2020년 4월부터 중단됐지만, 서울시가 심야택시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2년 만에 재개됐다.

전날부터 막차 시간이 자정에서 새벽 1시까지로 한시간 연장되면서 귀가 부담이 덜해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달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택시 이용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반면 택시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했던 ‘택시 대란’도 해결의 여지가 보인다는 분석이다.

전날 자정께 서울 중구에서 회식을 마친 직장인 최모(26)씨는 2호선을 타고 강서구로 이동한 뒤 15분 거리에 있는 집까지 택시를 탔다. 최씨는 “얼마 전까지 자정만 넘으면 같은 위치인데도 택시가 아예 안 잡혔다”며 “지하철 연장 운행으로 택시 잡는 사람이 적어진 건지 바로 잡혀서 놀랐다. 확실히 귀가가 편해졌다”고 말했다.

매주 회식이 있다는 직장인 구모(30)씨도 “그동안 밤에 택시가 잡히지 않아서 지하철 막차 시간보다 한시간 일찍 일어나야 했다. 혹시라도 막차를 놓치면 한시간 넘게 택시를 잡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지하철 시간이 연장돼 조금 더 여유롭게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했다.

전날 자정 가까이 이어진 회식에 참여한 직장인 전모(27)씨도 “연장 운행 전에는 택시가 잡히지 않아 걸어서 이동하는 등 체력적으로 비효율적인 일이 많았다”며 “마침 버스도 연장 운행을 해 야간 귀갓길 피로가 줄었다”고 밝혔다.

다만, 최근 일상회복의 영향으로 회식 자체가 잦아진 데다 심야 운행까지 재개돼 일찍 자리를 뜰 명분이 사라진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거리두기 해제만으로 체감되지 않았던 일상회복이 비로소 가깝게 느껴지는 건 큰 장점이지만, 운행 시간에 발맞춰 회식 시간도 연장됐다는 것이다.

최씨는 “지하철 시간이 연장되니 회식 시간도 늘어나는 거 같아서 피곤한 건 사실”이라며 “당장 어제만 해도 피곤해서 집에 가려고 했는데 부장이 시계를 보더니 지하철 연장되지 않았냐고, 더 있다 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이런 상황이 반복될 거라고 생각하니 피곤하다”며 “차 끊겼다는 핑계라도 댈 수 있을 때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윤모(26)씨도 “거리두기 해제로 회식 자체가 늘어나면서 그나마 탈출할 수 있는 핑계가 막차 끊긴다는 거였는데, 새벽 1시까지 늘어나니 더 힘들어졌다”며 “물론 친구들이랑 놀 때 생각하면 이제 진짜 예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어 좋지만, 회식의 마수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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