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급 사우나 사물함 키 빼돌려 명품시계 ‘슬쩍’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2일 13시 57분


코멘트
서울 강남구 청담동 고급 호텔 사우나에서 수천 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와 현금 등을 훔친 2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A 씨(22)를 6일 검찰에 구속 송치하고 공범 B 씨(22)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3시경 청담동 고급 호텔 사우나에서 목욕하던 피해자가 바가지에 놓아 둔 열쇠를 몰래 빼돌렸다. 이 열쇠로 피해자의 사물함을 연 A 씨는 안에 보관돼 있던 2000만 원 상당의 ‘오데마 피게’ 시계를 훔쳤다. 조사 결과 A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달 25~29일 7차례에 걸쳐 명품 시계와 현금 등 총 64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가 범행 장소로 고른 이 호텔 사우나는 낮 시간대 입장료가 2만 원이 넘는 고급 사우나다. 이곳에서 범행 대상을 물색하던 A 씨는 명품 시계를 착용한 피해자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당초 사우나 탈의실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검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나 입구 등에 설치된 CCTV를 이용해 A 씨의 인상착의 등을 확인했지만, 범행 장면이 촬영된 CCTV 영상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

A 씨는 사우나 직원의 눈썰미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이 알려준 범인의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있던 직원 C 씨가 A 씨를 발견하고 조용히 따라가 범행 장면을 모두 지켜본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A 씨는 “그냥 사물함을 열어본 것일 뿐”이라며 범행 사실을 부인하다가 나중에야 모두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씨의 집에서 또 다른 피해 물품인 수천 만 원 상당의 ‘IWC’ 시계 두 점도 발견했다. 경찰은 A 씨가 범행하는 사이 망을 봐주던 B 씨도 붙잡았다. 조사 과정에서 신고가 되지 않은 A 씨의 범행도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회수한 명품 시계는 모두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며 “나머지 피해 물품을 회수하기 위해 A 씨로부터 장물을 매입한 곳 등을 계속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