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다 썼다”…사라진 우리은행 600억 회수될까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7일 0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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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에서 근무하며 6년간 회삿돈 614억 가량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직원과 그의 친동생이 구속 상태로 나란히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수사기관이 이들이 범행으로 빼돌린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A씨의 은닉재산을 추적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회수된 금액은 없다.

A씨는 지난달 27일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와 긴급체포됐다. 이후 경찰이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을 통해 범죄수익 환수를 진행 중이지만 자산동결 등 회수절차는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이와 별개로 우리은행이 최근 A씨의 아파트 등을 상대로 가압류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상태다.

‘오스템임플란트 2200억원대 횡령’ 사건의 경우 같은 횡령 범행이지만 범죄발생 시점이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로 비교적 가까워 사건 초기에 상당수 금액을 회수할 수 있었다.

당시 경찰은 수사 초기 이씨로부터 금괴 690억원 상당을 회수하고 252억원의 증권계좌를 동결했고, 법원도 해당 직원의 부동산과 차임지급청구권, 외제차 3대 등 1차 394억원, 2차 1144억원에 대한 기소 전 추징·보전을 인용해 동결시켰다.

반면 이번 사건은 범죄수익 회수에 난항이 예상된다. 워낙 시간이 오래 지난 탓에 계좌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A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받는 시기는 지난 2012년과 2015년, 2018년 등이다.

경찰은 지난 2일 우리은행 본점과 함께 형·동생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현금이나 고가의 물품 등 특별한 재산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서울경찰청 범죄수익추적팀 인력 5명을 투입해 A씨 등의 집과 차량, 예금잔액 등 몰수·추징이 가능한 재산이 있는지 계속 추적 중이다. 특히 해외 차명 부동산 등 은닉재산이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A씨는 범죄수익을 투자 등을 통해 모두 잃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횡령금 대부분을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했다 손실을 봤으며, 일부는 동생을 통해 뉴질랜드 골프장 사업에 투자했다가 역시 손실을 봤다고 진술했다. 현재 남은 돈은 없다는 것이다.

자수에 앞서서는 수천만원을 가족들이 살고 있는 호주로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 측이 이를 뒤늦게 알고 취소요청했지만 이미 송금이 완료돼 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의 새로운 공범으로 지목된 B씨를 통해 범죄수익을 회수할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B씨는 우리금융그룹 자회사에서 일하다 A씨를 알게됐고, 전업투자자로 활동하며 옵션거래 때 차트 매매신호를 알려주는 등 A씨의 투자를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그 대가로 매월 생활비 수백만원씩을 A씨에게 받은 사실이 수사 결과 드러났다.

B씨는 이 돈이 횡령한 돈인지는 몰랐다고 부인하는 상태지만, 경찰은 그가 챙긴 대가 등을 바탕으로 그 역시 범죄 사실을 알고 가담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B씨를 지난 4일 체포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전날 “도주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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