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라고 밝힌 최모씨(22·여)는 “지금 열도 좀 있고 목도 아픈 상태”라며 “오늘 사람이 많을 거라고 예상을 하긴 했지만 병원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면 바로 처방약도 받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왔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B내과의원에도 이날 오전 9시 진료를 시작한지 약 5분만에 20여명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간호사 이모씨는 “원래 이렇게까지 많지는 않은데 오늘 유난히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지침이 바뀐 것 때문이 아닌가싶다”고 답했다.
이날 오전 해당 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25명 중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1명에 달했다.
이번 지침 변경에 대해 유증상자들은 대체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김모씨(34)는 “주말에 증상이 있어 테스트한 자가진단키트에서 양성이 나왔는데도, 일요일엔 선별진료소 대부분이 문을 닫아 확진 판정을 위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려면 몇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며 “동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 양성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을 수 있도록 간소화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주부 박채원씨(41·여)도 “신속항원검사가 가짜 음성은 몰라도 가짜 양성은 확률이 낮다고 하는데 이미 증상이 나타나 아픈 사람들 번거롭게 두 차례나 (검사)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조치라고 생각한다”며 “보건소 쪽도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지 않겠냐”고 답했다.
실제로 이날 서초구 강남역 임시선별검사소의 경우 대기 중인 검사 희망자들이 평소보다 적었다. 대기 중인 검사 희망자들은 “이번 지침 변경을 알지 못했다”거나 “검사비를 받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다만 신규확진자 수가 연일 3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대부분의 선별진료소에도 긴 대기줄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신모씨(61)는 “안 그래도 요즘 확진자가 많아 조심하고 있지만, 평소 지병 때문에 약을 처방받으러 병원에 꼭 와야한다”며 “검사 대기자들이 따로 분리되는 것도 아니고, 일반 환자들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했다.
실제로 일부 병원에서는 혈압약 등을 처방받기 위해 찾은 노년층들이 불안해하다 돌아가는 모습도 목격되기도 했다.
신속항원검사 자체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병원에서 만난 30대 남성 류모씨는 “자가검진키트를 여러번 했는데도 모두 음성 나와서 신속항원검사 결과는 솔직히 믿기가 힘들다”면서도 “그래도 PCR 받기가 어려워서 주말 동안 기다렸다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려고 왔다”고 밝혔다.
직장인 한모씨(26·여)도 “이왕 검사받을 거면 확실하게 PCR 검사로 받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신속항원검사를 시행 중인 서대문구 C의원 원장은 “정확도가 PCR보다는 떨어질 수 있어서 환자들이 걱정이 좀 많은 듯하다”며 “확진자인데 신속항원검사 결과가 음성 나올 가능성도 없지는 않기 때문에 신속항원검사만 받는 건 조금 곤란할 수도 있어 증상이 계속 있다면 PCR을 받아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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