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유지에 잇단 ‘조정’ 언급…거리두기 완화되나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12일 0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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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다음 주 거리두기 조처가 풀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하루 30만명 이상의 확진자 발생이 예측되는 상황에서도 중증화율이 낮고 의료·방역 체계가 안정적이라면 언제든 완화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동시에 완화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방역 상황을 면밀히 분석·평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정함으로써 경제·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위중증과 사망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방역 상황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면 언제라도 용기 있는 결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유행 규모가 급증해도 위중증·사망이 크게 늘지 않아 거리두기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배 이상 높지만, 중증화율은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의료·방역 상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다음 주 언제든 조기에 현행 거리두기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사적모임 최대 6명, 오후 9시 영업제한 등의 거리두기 조처는 20일까지다.

같은 날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김 총리 발언에 대해 “(오미크론 대응체계가) 정착되고 유행 상황이나 위중증, 치명률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거리두기 조정까지) 일주일이 남았지만 이에 불구하고 (조정)할 수 있으면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하면서 완화 움직임을 재확인했다.
방역 조처를 완화하겠다는 메시지는 앞서 여러 차례 나왔다.

중대본은 지난 4일 처음으로 의료체계 여력, 최종 중증화율·치명률 등을 평가하면서 계절 독감과 유사한 일상 방역·의료체계 전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검사·의료체계 전환과 함께 자기기입식 역학조사 도입에 따른 전자출입명부(KI-Pass) 폐지, 방역패스 개편 등을 거론했다.

현재 유행 상황은 어떨까.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일주일 전보다 두 배가량 많은 ‘더블링’에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는 크게 늘지 않았다.

지난 11일 0시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는 5만3926명으로, 전날 5만4122명에 이어 이틀째 5만명대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4일 2만7438명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

반면 위중증 환자는 271명으로, 2주째 200명대 후반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 사망자 수는 전날 49명으로 급증했지만 델타 변이가 유행으로 한때 하루 100명 이상 숨졌던 지난해 말보다는 크게 늘지 않았다.

의료체계 여력도 충분하다. 전국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19.1%로 전체 2563개 중 2074개가 비어 있다. 준·중환자 및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40%를 넘었지만, 비교적 안정적이다.

유행 상황과 의료체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앞으로 오미크론 대응체계 정착 정도에 따라 방역 완화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부터 재택치료로 배정된 확진자들 중 60세 이상 고령자, 먹는 치료제 투약이 가능한 50대 기저질환자와 면역저하자 등은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돼 하루 2회씩 모니터링을 받는다. 그외 ‘일반관리군’은 동네 병·의원 등을 통해 전화 상담·처방이 가능하다.

정부는 집중관리군 관리 의료기관을 650곳까지 추가로 확충할 계획이다. 일반관리군 전화 상담·처방에 참여하는 의료기관도 10일 오후 6시 기준 3925곳에서 더 늘린다. 지자체가 24시간 운영하는 재택치료 의료상담센터도 208곳에서 더 늘어날 예정이다.
이 통제관은 그러나 “방역패스, 거리두기 완화, QR코드(전자출입명부) 등 모든 것이 맞물려 있다.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신중하게 논의해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상황에서 유행 전망을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오미크론 변이 중증화율이 낮더라도 방역·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확진자가 폭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초 이달 말 하루 최대 17만명이 확진돼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발표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는 현재 확산세가 이어질 경우 다음 달 초 하루 최대 36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행 정점에 대해 “매주 모델링을 할 때마다 (정점 시기가)달라지고 있어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1주 단위로 더블링이 되고 있어서 다른 나라 속도보다 더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우선 중대본 회의와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논의 등을 거쳐 방역 완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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