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 달라고 해서” 암 투병 동거인 살해한 40대女 항소심서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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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8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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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암 투병 중인 동거인을 살해한 4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광주고법 제2-3형사부(재판장 성충용·위광하·박정훈)는 8일 오후 촉탁살인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은 A씨(46·여)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가족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과 생전 피해자를 비교적 잘 돌봐왔던 점 등을 두루 참작해 원심의 형이 무겁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3월19일 광주 광산구 모 공동주택에서 동거인인 B씨(40·여)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의 부탁을 받고 B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목을 졸라 살해했다.

B씨는 오랜 기간 난소암과 합병증으로 힘들어 했다. 하지만 경제적 사정으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병을 키웠다. B씨는 자신의 가족들과도 오랜 기간 연락이 단절돼 A씨에게 의존해 생활해 왔다.

A씨와 B씨는 20년 전 공장에서 함께 일하며 알게 된 사이로 지난 2011년부터 함께 생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생전 작성한 유서에는 ‘언니(A씨)에게 힘든 부탁을 했다. 언니도 피해자다’라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었다.

A씨는 범행 직후 B씨의 주검을 27일 동안 방에 방치하다 지난해 4월15일 경찰에 자수했다.

1심 재판부는 “비록 A씨는 B씨의 부탁을 받고 범행을 저질렀으나 결과적으로는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다”면서 “B씨가 A씨를 선처해달라는 취지의 글을 남긴 점과 범죄 전력이 없고 자수한 점 등을 두루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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