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카자흐 산모, 코로나 극복 건강한 딸 출산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26일 1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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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동맥류 수술 전 코로나19에 감염된 카자흐스탄 국적의 40대 임산부가 국내 의료진의 도움으로 코로나를 극복하고 건강한 아기를 출산했다.

26일 부천성모병원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인 A(41)씨는 지난해 1월 갑상선 결절 수술을 위해 병원을 처음 방문했다. 이후 수술 후 회복 중 잦은 두통을 호소해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실시한 결과 뇌동맥류 진단을 받았고 당장 수술을 원치 않았던 A씨는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갔다. 뇌혈관 중 일부가 약해져 풍선처럼 부푼 뇌동맥류는 파열되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과 합병증을 남길 수 있다. A씨는 몇 달 후 임신 소식과 함께 카자흐스탄에서 뇌동맥류로 임신중절 수술을 권유받고 있다며 부천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부천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신경외과·산부인과 의료진과 사전 협의를 통해 A씨가 임신 37주 이후 제왕절개술로 아이를 먼저 안전하게 출산하고 뇌동맥류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A씨는 임신 33주차인 지난해 10월 한국으로 입국했다. 하지만 입국 후 시행한 유전자증폭(PCR)검사에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고, 부천성모병원 코로나집중치료병동에 입원했다.

부천성모병원 산부인과, 감염내과, 신경외과, 순환기내과,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은 A씨의 뇌동맥류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 속에서 코로나로부터 건강한 새 생명을 맞이하기 위해 협진했다. 그 결과 A씨는 지난해 11월 산부인과 김민정 교수의 집도로 3.25kg의 건강한 딸을 품에 안았다.

남은 것은 A씨의 뇌동맥류 수술이었다. 하지만 출산 후 시행한 뇌혈관조영술 결과 작은 뇌동맥류가 추가로 발견됐다. 또 추가로 발견된 작은 뇌동맥류는 코일색전술을 시행할 경우 작은 혈관들에 피가 흐르지 않아 뇌경색을 일으킬 위험이 있었다. 코일색전술은 다리 쪽 대퇴동맥을 통해 작은 금속관을 집어넣어 뇌 동맥까지 밀어 넣은 뒤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에 백금 코일을 삽입하는 것을 말한다.

김성림 신경외과 교수는 지난 5일 큰 뇌동맥류에는 백금코일을 넣는 코일 색전술을, 작은 뇌동맥류의 경우 스텐트를 이용한 혈류전환술을 시도해 동맥류(동맥벽이 약해져 동맥의 일부가 풍선처럼 늘어난 것)에서 나가는 작은 혈관까지 살리는 수술에 성공했다. 건강을 되찾은 A씨는 아기와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A씨는 “부천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에서 꼼꼼히 돌봐준 덕분에 아기도 건강하게 태어나고 생후 2개월째 맞는 백신접종까지 맞췄다“면서 ”코로나도 치료받고 어려운 뇌동맥류 수술까지 해주신 의료진과 입국 전부터 귀국할 때까지 한 가족처럼 돌봐준 국제진료센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주미 부천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 교수는 “기나긴 힘든 치료 여정에도 잘 견뎌준 환자에게 고맙다”며 “A씨가 집에 돌아가서도 건강관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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