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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사회

잔소리하는 할머니 살해 혐의 10대형제 兄 중형, 동생 집유

입력 2022-01-20 10:32업데이트 2022-01-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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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잔소리 끝에 할머니를 살해하고 할아버지를 죽이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정일)는 20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형 A(19)군에게 징역 장기 12년, 단기 7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A군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기간 동안 보호관찰소에서 실시하는 폭력 및 정신심리 치료프로그램을 각 80시간씩 이수, 정신과적 질환 치료를 충실히 받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최소 3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보호관찰관에게 제출 등의 준수사항도 부과했다.

동생 B(17)군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B군에게도 보호관찰기간 동안 폭력 및 정신심리 치료프로그램을 각 40시간씩 이수, 정신과적 질환 치료를 충실히 받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최소 3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보호관찰관에게 제출 등의 준수사항도 부과했다.

A군은 지난해 8월 30일 할머니 C씨를 흉기로 약 60차례 찔러 살해하고 이를 목격하던 할아버지 D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동생 B군은 범행을 돕기 위해 형의 말에 따라 창문을 닫고 현관문 입구를 막는 등 존속살해 범행을 쉽게 함으로써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평소 할머니가 잔소리 한다는 이유로 자주 말다툼을 했던 A군은 할머니로부터 ‘급식 카드를 가지고 편의점에 가서 먹을 것을 사오지 않느냐’, ‘20살이 되면 집에서 나가라’ 등의 꾸지람을 듣고 말다툼을 한 후 화가 나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범행을 목격하고 복도에 나와 있던 할아버지 D씨에게 흉기를 들고 다가가 ‘할머니도 간 것 같은데, 할아버지도 같이 갈래’라고 말했다. D씨가 ‘흉기 내려놓고 이야기하자, 할머니 병원에 보내자’고 하자 A군은 ‘할머니 이미 갔는데 뭐 병원에 보내냐. 이제 따라가셔야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할머니의 메모를 보면 항상 그녀의 머릿속엔 피고인과 동생에 대한 걱정과 마음뿐이었다. 이렇듯 피고인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피해자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찌른 바, 그 죄책은 감히 용서받지 못할 정도로 매우 무겁다”며 “피고인은 부모의 이혼, 잦은 양육권자의 교체, 어머니의 폭행,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 등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어린시절부터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해 정서적, 윤리적으로 건강하고 균형 잡힌 인격이 형성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어 “나아가 장애가 있는 조부모와 함께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아가며 피해자의 끊임없는 잔소리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누적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결국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자기의 행동과 결과에 대한 책임 의식이 박약한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타고난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성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범행을 자각하고 반성하는 점, 동생에 대한 책임감을 보여주고 있는 점,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별다른 범죄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비교적 원만하게 학교생활 해 온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는 교화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여겨진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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