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병상확보 추가명령은 ‘돌려 막기’…새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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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0일 11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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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천시의 한 병원 음압치료병상 출입구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옮기고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2일 오전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인천시의 한 병원 음압치료병상 출입구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옮기고 있다. 2021.12.2/뉴스1 © News1
정부가 18세 이상 모든 성인들의 추가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하고 병상확보를 위해 비수도권 종합병원에 추가 행정명령을 내린 데 대해 전문가들이 모든 성인의 3개월 단축은 고령층에 집중해야 할 힘을 분산시키며 새로 병상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 추가 병상 확보 조치는 ‘돌려막기’일 뿐 이라며 아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부겸 총리는 10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이번주부터 방역강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좀처럼 그 효과가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일반인 추가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당긴다고 밝혔다.

◇ 총리 “성인 추가접종 간격 3개월로 단축…비수도권 병상확보 명령”

김 총리는 “사흘 연속 7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이 35% 가량을 차지하면서 의료대응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며 “발빠른 백신접종이 최우선 과제다. 정부는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18세 이상 성인은 기본접종 후 3개월이 지나면 누구나 3차접종이 가능하도록 접종간격을 단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인천-서울 영상으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중대본)에서 국무위원들이 김부겸 총리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 2021.12.10/뉴스1 © News1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인천-서울 영상으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중대본)에서 국무위원들이 김부겸 총리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 2021.12.10/뉴스1 © News1
또 김 총리는 “예상보다 높아진 중증화율로 인해 중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병상이 시급하다”며 “현재까지 내린 3차례의 행정명령을 차질없이 이행하는 한편, 오늘은 비수도권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추가 행정명령을 내려 1700여개 병상을 확보하고자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병원 전체를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거점 전담병원을 계속 지정해나가고 군병원, 지자체 확보 병상, 특수병상, 감염병전담 요양병원 등 여러 수요에 맞춰 중증환자 병상을 확충해나가겠다”며 “추가 행정명령과 거점 전담병원 지정만으로도 5000병상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전문가들 “3개월 단축 잘했지만 당장 확산세 멈추는데 도움 안돼”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한 것 자체는 잘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우리는 초기에 영국처럼 아스트라제네카(AZ)로 접종했고 이를 맞은 고령층의 보호 효과가 3개월에 급감했다. 그래서 영국이 최근 기본접종 후 6개월에서 3개월 경과 후로 추가접종 간격을 바꾼 사례를 따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의 핵심은 중증 환자가 많아져 병상이 부족하고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급선무는 60세 이상 고령층의 빠른 접종이지 18~49세는 기본접종을 맞은지 얼마 안되어 사실상 급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백순영 가톨릭대의대 명예교수는 “18세 이상의 추가접종이 현재 시점에 크게 필요한 건 아니다. 이들을 6개월 간격으로 하든 3개월로 하든 유행 감소에 무슨 큰 차이가 있을까 싶다”며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50세 이상은 위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니 빨리 하는 게 좋지만 18~49세는 그렇게 시급하지 않고, 심지어 건강하고 면역력이 좋으면 추가접종 없이 그냥 돌파감염을 겪는다 해도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병상 자체를 새로 만들어야…가건물 일반 병상도 도움돼”

하지만 비수도권 병상확보 행정명령이 또 내려진 데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김우주 교수는 “수도권은 물론이고 일부 지역을 빼고는 비수도권도 병상이 여유가 없다. 지방은 의료진과 병상, 장비 이런 것이 더 열악한데 환자가 없어 비어있는 병상을 병원들이 내놓는들 의료진과 장비가 없는데 어떻게 사용한다는 건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백순영 교수 역시 “병상은 한정되어 있어 이런 조치는 일반인이 가야할 병상을 빼와 ‘돌려막기’ 하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예산을 투입해 새로 병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역 당국은 체육관이나 임시건물에는 중환자 병상을 만들기 어렵다고 한다’고 전하자 백 교수는 중환자 병상 뿐 아니라 일반 병상을 더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백 교수는 “꼭 중환자실 아니라도 가건물에라도 환자를 관찰하고 진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건 일주일이면 되잖는가. 그리고 지난해 대구 경우처럼 자원봉사할 수 있는 의료인들을 모아야 한다. 단기 파견 근무가 가능한 일반 의사들이 있다. 이들을 투입해 일반 병상을 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 교수는 “확진 후 입원해야 하는데 대기하고 있는 사람도 많고,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느라 응급실도 마비되었다. 병상이 없어 응급실에 대기하는 환자들도 많다. 전체적으로 잘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일반 병실도 모자라면 이들도 중중이 될 수 있고, 중증이 되면 더 크게 의료 체계 부담이 되기에 이를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상을 새로 만드는 등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올 줄 알았는데 자꾸 미봉책이 나온다”며 아쉬워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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