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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중증환자 700명대, 의료한계 임박… 역학조사할 사람도 없다”

입력 2021-12-02 03:00업데이트 2021-12-02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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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위드코로나]“방역 강화 시급” 커지는 목소리
1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병원 안으로 옮기고 있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는 723명으로 유행 시작 이후 가장많았다. 신규 확진자 역시 처음으로 5000명을 넘었다. 병상 부족 등 의료 상황이 연일 악화하면서 정부는 방역 강화 방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연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 5000명대, 병원에 입원한 위중증 환자 700명대 등 예측을 뛰어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유입까지 현실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유행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되면 최악의 경우 ‘의료체계 붕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감당 가능한 중환자 수, ‘마지노선’ 직전”

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123명으로 유행 시작 이후 가장 많았다. 처음으로 4000명대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4일(4115명) 이후 일주일 만이다. 위중증 환자 수도 723명으로 최다였다. 현재 의료체계로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재원 위중증 환자 750명이 한국 의료 시스템이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봤는데 이미 가까워졌다”며 “코로나19 환자 증가로 중환자실 여유가 줄면서 비(非)코로나19 환자 치료는 이미 지장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병상 부족 문제는 지난해 3차 유행 당시를 넘어선 수준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1일 “회복 가능성이 매우 낮은 환자들의 중환자실 입실을 제한하자”고 밝혔다. 병상 부족이 너무 심각하다 보니 학회 차원에서 회복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 위주로 병상을 배정하자고 주장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5시 기준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90.7%로 전날에 이어 90%를 넘었다. 대전과 세종은 입원 가능한 중환자 병상이 하나도 없다.

문제는 지금이 ‘정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의 예측에 따르면 현재의 재생산지수(확진자 1명이 추가 감염시키는 사람 수)와 중증화율 등 방역 지표가 그대로 유지되고, 정부의 방역 조치에 변화가 없다면 내년 1월 초 하루 확진자 수가 7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월 말에는 일일 확진자가 지금의 2배인 1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 역학조사는 사실상 ‘포기’ 상황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접촉자를 일일이 추적해 조기 격리하는 기존 역학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지 오래다. 접촉자를 찾아내는 것보다 확진자가 새로 나타나는 속도가 더욱 빠른 탓이다.

수도권의 한 역학조사관은 “최근 조사량이 늘면서 확진자가 들른 식당이나 카페는 물론이고 노래방이나 헬스장 같은 고위험 시설조차 조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역학조사 등 방역 대응 체계를 더욱 촘촘히 가동해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한 역학조사관은 “인력 보강 없이 역학조사를 꼼꼼히 하라는 건 현장 사정을 너무 모르는 얘기”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민들이 다시 ‘방역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행 상황이 심각해지는데 정부가 내놓는 방역대책은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 독려에 그쳤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방역의료분과의 한 위원은 “방역은 심리다. (위드 코로나 이후) 느슨해진 심리가 다시 강화되기는 쉽지 않은데 정부가 아직까지 필요한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4000명대에서 5000명대로 늘어난 지금의 확진자 증가세는 충격적인 수준으로 비상사태라도 선언할 상황”이라며 “정부가 국민들에게 지금이 비상이며 위기라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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