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유행하는 호흡기 감염병인 파라인플루엔자 환자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단계적으로 완화되면서 그동안 유행이 억제된 호흡기 감염병이 다시 전파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올겨울 인플루엔자(독감)와 코로나19의 동시 유행, 이른바 ‘트윈데믹’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9월 12∼18일 56명 수준이었던 국내 파라인플루엔자 환자는 지난달 17∼23일 515명으로 늘었다. 파라인플루엔자는 주로 4∼8월에 유행해 ‘여름 감기’로 불린다. 올해처럼 10월 이후 환자 수가 증가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파라인플루엔자는 경미한 발열, 기침, 콧물을 유발한다. 소아의 경우 컹컹 짓는 듯한 기침이 특징인 크루프(급성후두기관지염)를 일으킨다. 따로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기 때문에 예방 활동이 중요하다.
방역당국은 때늦은 파라인플루엔자 유행이 최근 사람들 간에 접촉 빈도가 늘고 방역 긴장감이 풀어진 탓으로 보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년 동안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줄었던 건 사람들이 마스크를 잘 쓰고 손을 잘 씻었기 때문”이라며 “(호흡기 바이러스 재유행은) 그만큼 방역이 이완됐다는 걸 명시하는 간접 지표”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방역 효과로 지난해에는 파라인플루엔자와 독감 모두 유행하지 않았다. 그만큼 면역을 가진 사람의 비율도 낮은 상태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파라인플루엔자 유행은) 앞으로 독감도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조 증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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