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담배셔틀 시킨 10대들…손수레 발로 차며 조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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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31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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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학생이 위안부 소녀상에 놓인 추모 꽃으로 60대 여성의 머리를 때리는 모습. 페이스북 갈무리
한 남학생이 위안부 소녀상에 놓인 추모 꽃으로 60대 여성의 머리를 때리는 모습. 페이스북 갈무리
경기 여주시에서 10대 고교생들이 60대 여성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이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막말과 폭행을 가해 한 차례 공분을 산 가운데, 이들이 도망치는 여성을 쫓아가며 괴롭힌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확산한 영상에 따르면 여주시의 한 노상에서 10대 학생 4명은 60대 여성에게 접근해 담배를 사 오라고 요구했다. 여성이 이를 거부하자 한 남학생은 위안부 소녀상에 놓인 추모 꽃으로 여성의 머리를 수차례 때리며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그런데 31일 그 뒤의 상황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60대 여성이 10대들을 피해 자리를 뜨려고 하자 두 남학생은 번갈아 가며 여성의 손수레를 강하게 걷어찼다. 이로 인해 짐 보따리가 손수레에서 떨어졌고, 여성은 차도 한복판에서 짐들을 수레에 다시 실었다. 학생들은 이 모습을 보고 연신 웃으며 조롱했다.

도망치는 여성의 손수레를 번갈아 가며 발로 차는 남학생들. 페이스북 갈무리
도망치는 여성의 손수레를 번갈아 가며 발로 차는 남학생들. 페이스북 갈무리

해당 영상은 함께 있던 학생 중 한 명이 촬영한 것으로 이후 주변 학생들에게 별다른 죄책감 없이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을 주도한 학생은 남학생 2명과 여학생 2명 등 모두 4명으로, 여주경찰서는 이들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일당 중 한 명이 재학 중인 경기관광고등학교는 지난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불미스러운 사안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피해자께 가해 학생을 대신해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재정 경기교육감도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여주에서 일어난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깊은 자괴감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원인과 과정을 철저히 살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의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해당 학생의 신상 공개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해당 청원은 31일 오후 3시 기준 7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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