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포도 주산지 영천, ‘6차 산업화’로 지역경제 활로 뚫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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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재배면적 전국 2위 규모 자랑, 크기 크고 육질 단단… 장아찌 적합
연구개발센터-수출단지 조성 박차… 2007년부터 와인산업 육성에 힘써
국제품평회 금상-은상 수상하기도
양조장 14곳 가동… 체험관광 인기

12일 경북 영천시 화북면 자천리에서 열린 북부지역 농기계임대사업소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축하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영천의 농업 및 6차 산업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천시 제공
12일 경북 영천시 화북면 자천리에서 열린 북부지역 농기계임대사업소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축하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영천의 농업 및 6차 산업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천시 제공
경북 영천시가 농업 6차 산업 육성에 팔을 걷었다. 1차(생산), 2차(제조, 가공), 3차(유통, 체험관광, 서비스) 등을 융합해 새로운 농업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것. 6차 산업은 1, 2, 3을 더하거나 곱하면 나오는 숫자에 의미를 담아 용어를 만들었다.

시는 특히 마늘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4월 중소벤처기업부의 마늘 산업 특구로 뽑혔고, 경북도가 이달 4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마늘 주산지로 지정 고시했다. 앞으로 정부의 마늘 수급 정책에 직접 참여하고 국비 공모도 신청할 수 있다.

영천 마늘은 신녕·화산면 등에서 주로 생산한다. 생산 농가는 2015년부터 크게 늘어 현재 1583가구다. 올해 재배 면적은 1222ha로 경북 1위, 전국 2위 규모다. 시에 따르면 영천 마늘은 국내 마늘 가운데 가장 커 평균 12쪽 이상이다. 맵기가 적당하고 자극적이지 않다. 육질이 단단하고 수분이 풍부해 장아찌로 많이 쓰인다. 국내 수요량의 약 10%를 차치한다.

꾸준히 생산 인프라를 확충한 덕분에 마늘 산업 경쟁력은 계속 향상되고 있다. 신녕농협 마늘출하조절센터가 대표적이다. 2019년 구축한 이 시설은 깐마늘 가공라인과 건조실, 가공시설 등을 갖췄다. 2800t의 저온 저장과 하루 12t의 깐마늘 가공 능력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올해부터 2년간 수출단지를 조성한다. 내년에 미국 유럽 등의 수출 판로를 개척한다는 목표다.

시는 최근 마늘 6차 산업 추진단을 구성했다. 특구 활성화뿐만 아니라 생산량이 뛰어나고 병해충에 강한 마늘(주아종구)의 생산 연구 유통을 집중 육성한다. 화산농협 사업장을 거점 공간으로 확대해 씨마늘 공급 체계를 갖춘 전문생산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마늘산업 연구개발센터도 건립한다. 마늘 효능을 분석해 부가가치 가공품을 개발한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팜도 구축해 미래 농업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고품질 우량종 생산 및 공급 시스템 구축을 위한 농가 교육과 맞춤형 컨설팅도 추진한다.

시는 마늘상품화시설과 장비 지원 및 저온 유통체계를 구축한다. 농가와 가공업체의 수익을 높이는 현장 체험 프로그램도 구상하고 있다. 최재열 영천시 과수한방과장은 “자체 마늘 브랜드를 개발하고 전문 인력 양성 사업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출발한 영천의 와인은 6차 산업 접목을 계기로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2018, 2019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와인품평회에서 잇따라 금상과 은상을 수상했다. 농업 기반의 경쟁력 높은 포도 가공 제조 시설을 갖추고 와인 체험 및 관광산업의 융·복합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한 덕분이다.

영천의 포도 재배 면적은 지난해 기준 1914ha로 전국 최대 규모다. 생산량은 연간 2만7461t. 알이 굵고 당도가 높아 포도주 제조에 적합하다. 영천 전체 농가 1만5000여 가구 가운데 4179가구(약 37%)가 포도 농사를 짓는다.

현재 와이너리(양조장) 14곳이 가동 중이다. 연간 27만 병(병당 750mL)을 생산해 30여억 원의 수익을 올린다. 매년 7∼12월 포도 농가와 와인 세계를 체험하는 관광 코스가 인기다. 첫해 2009년 약 9000명이었던 관광객은 최근 약 3만 명으로 늘었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전국을 대표하는 농업 6차 산업의 중심 도시로 성장할 것”이라며 “농가 소득 증대는 물론이고 지역경제와 다른 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경북 영천시#6차 산업화#마늘#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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