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급속 확산…백신만으론 역부족 치료제 중요성 커졌다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19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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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대표적 변이 중 하나인 ‘델타’가 4차 대유행을 주도하면서 백신 외에도 다양한 치료제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도 변이 대응에 걸 맞는 방역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이 바이러스는 백신 접종의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우려를 받는다. 실제로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18일 브리핑에서 “델타 변이가 유행하지 않았을 때는 1차 접종 중증방지 효과를 80∼90%로 기대했지만 델타 변이 유행 상황에선 이보다 조금 낮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외는 거리두기 및 백신을 통한 방역 수준으론 변이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해 국가 수준의 모니터링 체계와 치료제를 포함한 새로운 방역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델타 변이의 전파력에 기동성 있게 대응하기 위한 직속 ‘델타 변이 전담팀’ 가동을 발표했고 유럽의약품청은 최근 개발된 항체치료제 4가지에 대한 동반심사를 진행 중이다.

우리 정부도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인 항체치료제 ‘소트로비맙’의 국내 도입을 검토 중이다. GSK의 항체치료제 소트로비맙은 중증 악화 및 사망 위험을 85% 감소시킨 3상 임상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5월 미국 FDA에서 긴급사용승인 받았다.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는 12세 이상의 청소년·성인에 사용 가능하다.

소트로비맙은 스파이크(돌기) 단백질 내 고도로 보존된 항원결정기와 결합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여러 변이의 종류와 상관 없이 일관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오아카이브에 게재된 체외실험(in vitro) 데이터에 따르면 델타, 감마, 엡실론, 로타, 베타 및 알파 변이 등 현재 유행하는 대부분의 우려 변이에 높은 활성을 유지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지난 달 일부 항체치료제의 권고를 철회하고 ▲소트로비맙(GSK) ▲항체 칵테일요법 카시리비맙(로슈)+임데비맙(리제네론)이 변이에 대항하는 중화효과가 유지된다는 점을 근거로 지속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NIH는 소트로비맙의 표적 결합부위가 변이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내 변형된 결합 부위와 겹치지 않는 점에 주목했다.

보다 간편하게 투여할 수 있는 경구용(먹는) 치료제에 대한 니즈도 커지고 있다. 이르면 연내 주요 국가에서 승인될 전망이다.

미국 MSD는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외래 환자(경증~중등증)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 3상을 이르면 오는 10~11월 종료하고 연내 미국 FDA에 긴급사용승인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놀라운 속도로 백신을 개발한 미국 화이자 역시 경구제 개발에 힘 쏟고 있다. 지난 2분기 실적보고에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 후보(PF-07321332)의 고위험군 성인 대상 임상 2·3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4분기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선 대웅제약, 부광약품, 신풍제약 등이 경증~중등증 환자를 위한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제약업계와 백신에 집중된 방역시스템을 다양한 치료제 구축으로 분산하고 집단예방 이후의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백신 접종이 중요하지만 인구의 대부분을 접종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고 모든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거나 질병을 완전히 막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또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변이를 형성해 질병의 심각성을 높인다. 다양한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프레드허치슨암연구소 감염병 전문가인 애드리언 E 샤피로 박사는 “단클론 항체는 코로나19 퇴치에 가장 효과적인 도구 중 하나다”며 “백신을 포함한 예방 조치들이 코로나19 총 발생 비율을 줄인다면 항체치료제는 이미 감염돼 질환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의 입원과 악화를 피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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