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난리인데 남아도는 ‘AZ’…‘백신 편식’ 우려↑

  • 뉴스1
  • 입력 2021년 8월 12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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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카오톡 앱을 통한 ‘잔여백신 당일예약’ 서비스 시작 첫날인 27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방문객이 노쇼 백신 현황을 검색하고 있다. 2021.5.27/뉴스1 © News1
네이버, 카카오톡 앱을 통한 ‘잔여백신 당일예약’ 서비스 시작 첫날인 27일 서울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방문객이 노쇼 백신 현황을 검색하고 있다. 2021.5.27/뉴스1 © News1
수급 차질로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남아 도는데도 찾는 사람이 없어 폐기되는 백신도 있어 논란이다. 안전성 논란을 빚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이 이 경우다. 접종 연령이 50대 이상이라 다른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과 비교해 인기가 없다.

하지만 백신 공급 차질로 코로나19 백신 한 도스도 아까운 상황에서 예약 불균형 현상과 폐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잔여 백신 SNS 당일 신속 예약 서비스와 접종 위탁의료기관들에 따르면, AZ 잔여 백신은 서비스에 올라와도 예약자가 없어 소진되지 않지만 화이자 백신은 기관이 올린 지 1분도 안 돼 소진되고 전화 문의도 빗발친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네이버의 잔여 백신 당일 예약 서비스를 살펴본 결과, 서울시내 동북부 권역(동대문구, 중랑구, 광진구) 접종 위탁의료기관 6곳 이상이 아스트라제네카(AZ) 잔여백신 예약 가능인원을 적게는 1명, 많게는 6명까지 올린 사례가 확인됐다.

이 중 6명의 예약이 가능하다고 밝힌 동대문구 소재 의원 의료진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오늘(12일) 접종받기로 한 AZ 예약자 6명이 접종기관을 변경했다. 6명의 추가 접종이 가능하니, 네이버에 올렸다”며 “아직 개봉 안한 상태로, 매일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AZ 잔여백신을 많이 찾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소재 내과의원 원장도 질의에 “AZ 잔여백신은 SNS에 올려도 거의 예약자가 없다. 일반인들은 AZ 백신이 효과가 낮고 부작용은 우려되는 데다 저가 백신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잔여백신이 많은데 폐기량이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의원은) 잔여 백신이 많지는 않다. 다만 화이자는 한 바이알당 6명인데 7명까지 접종 가능할 수 있어, 1명 정도 추가 접종 가능하다”며 “AZ는 한 바이알당 12명 접종이기 때문에 접종자 수가 변동될 때마다 잔여량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효능도 부작용이 걱정되니 맞지 않으려는 저항 탓이다. 접종받으러 오는 50대 연령층은 화이자 맞기를 바라지, AZ를 맞으려는 의향은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AZ 잔여 백신 접종에 인기가 시들한 이유는 우선 50세 이상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진단이 ‘희귀 혈전증’ 발생 우려로 지난 달 1일 AZ 백신 접종 연령을 50세 이상으로 조정한 바 있다.

이에 더해 AZ 백신은 혈소판감소성 혈전증(TTS)과 길링-바레 증후군 발생 우려가 불거진 터라, 접종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위탁의료기관에 AZ 잔여 백신을 1차 접종에 사용하지 않도록 안내했던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추진단)은 “AZ 백신 잔여분이 많이 버려진다. 잔여 백신으로서라도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료기관과 지자체 요청을 반영해 이달 5일 잔여 백신을 활용해 접종할 수 있도록 지침을 바꿨다.

접종 기회는 확대하고, 백신 폐기 최소화를 위해 이달 6일 예비명단, 9일에는 SNS 당일 신속 예약 서비스를 활용한 잔여 백신 접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때늦은 조치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60세 이상 연령층 대부분은 6월까지 AZ 백신이나 화이자 백신으로 1차 접종을 마친 데다 50세 이상 연령층은 7월 말부터 화이자와 모더나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현재 기다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50세 이상이 이번 달 잔여 백신으로 1차 접종하면 11~12주 뒤인 11월에야 2차 접종할 수 있다

굳이 AZ를 맞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보니 의료기관이 50세 이상에서 AZ 잔여 백신 접종 희망자를 찾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

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루 잔여 백신으로 접종한 사람은 5만9503명인데 이 중 대부분인 5만752명이 화이자를 맞았고 4422명이 모더나, 4329명이 AZ를 접종하는 데 그쳤다.

다만 모더나의 백신 공급 불확실성이 언제 어떻게 해소될지 모르는 상황이니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30대 이상 연령이 1차 접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불과 지난달 희귀 혈전증 발생 우려로 접종 가능 연령대를 50대 이상으로 올렸던 만큼 한 달여 만에 다시 연령대를 젊은 층으로 확대할지 여부는 당국의 판단이다.

김기남 추진단 접종 기획반장은 지난 10일 정례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7월부터 50세 이상에 권고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유행상황이나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 접종 가능 연령 변동에 대한 논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경우, 전문가 자문이나 예방접종 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급적 잔여 백신이 폐기되지 않도록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1일 0시 기준으로 국내에는 1023만9200회분의 백신이 남아 있다. 백신별로는 AZ 백신 471만1800회분, 화이자 381만9800회분, 모더나 160만6800회분, 얀센 100만8000회분이다.

12일부터는 60~74세 어르신, 취약시설 종사자, 항공승무원 등 820만여명을 대상으로 AZ 백신 2차 접종이 본격 진행된다. 이들은 지난 5월 27일부터 AZ 백신을 1차 접종한 이들로 접종 간격 12주에 맞춰 2차 접종이 이뤄진다.

AZ 백신 접종 가능 연령대인 50세 이상 접종자는 그대로 AZ 백신을, 50세 미만 접종자는 화이자 백신을 교차 접종한다. 60~74세 고령층 등의 2차 접종은 9월 4일까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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