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의 습격…더 독한 ‘델타 플러스’까지 나왔다

이은택 기자 ,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6-23 17:28수정 2021-06-2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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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동아DB
지금까지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변이 바이러스 중 전파력이 가장 센 인도발 ‘델타 변이’가 빠르게 퍼지면서 각국에 비상이 걸렸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델타 변이를 “최대 위협(greatest threat)”이라고 했고,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변이는 막아내기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했다.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이들까지 감염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각국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미 CNN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에게서 떼어낸 배양 조직의 20.6%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델타 변이 감염률이 2주마다 약 2배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빠른 백신 접종 속도에 자신감을 얻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려 했던 영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확산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최근 영국에서는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약 11일마다 두 배씩 늘고 있다. 인도에서는 델타에서 더 진화한 ‘델타 플러스’ 변이도 발견됐다.

이런 와중에 영국은 내달 런던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준결승전과 결승전에 6만 명 이상의 관중을 입장시키겠다고 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영국을 향해 “책임 있게 행동하라”고 비판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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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는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호주 등 모든 대륙으로 퍼졌다. 영국발인 ‘알파’ 변이보다 전파력이 약 6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백신 접종률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한 지 9일 만에 델타 감염 사례까 빠르게 늘자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가 나서 “다시 마스크를 써달라”고 호소했다. 21일 이스라엘의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25명으로 4월 20일 이후 가장 많았다. 감염자의 70%는 델타 감염 사례였고, 그 중 3분의 1은 백신 접종을 마친 이들이었다.

지난해 12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대규모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던 영국은 올 3월만 해도 하루 확진자가 1500명 선까지 내려갔으나 델타 변이 확산으로 22일 1만1625명을 기록하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영국 가디언은 신규 확진자의 약 80%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자라고 전했다. 앞서 18일 러시아도 수도 모스크바의 신규 확진자 중 89%는 델타 감염 사례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델타 변이가 더욱 빠르게 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잇달아 나왔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원의 전염병 연구자인 저스틴 레슬러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인의 75%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동시에 델타 변이가 퍼진다고 가정했을 때 올 가을과 겨울 쯤 미국에서는 매주 3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측됐다. 지금보다 약 1000명이 많은 숫자다. 미국 유전자 연구기업 헬릭스의 윌리엄 리 부사장은 “내달 중순이면 미국 신규 확진자의 50%가 델타 감염자일 것”이라고 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미국에서 신규 확진자 중 델타 감염자 비중은 9.9%였는데 2주 뒤 20.6%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중 가장 위험한 ‘지배종’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피터 호테즈 미 베일러 약대 교수는 “우리가 지금까지 본 변이 중 가장 전염력이 높다”며 “이미 영국을 뒤집어놨고 미국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진화생물학자인 톰 웬슬러 벨기에 루벤대 교수는 “이 변이는 막아내기가 정말 힘들 것이다. 전 세계를 완전히 지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셸 왈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내달이면 델타 변이가 미국의 지배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와중 인도에서 발견된 또 다른 변이 ‘델타 플러스’는 불안감을 더 키우고 있다. 23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마하라슈트라주 등 3곳에서는 델타 플러스 변이 감염 사례 22건이 발견됐다. 이날 라제시 부샨 장관은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검사와 접종을 늘려야 한다”며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 등 9개국에서도 델타 플러스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레미 카밀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바이러스 학자는 “델타가 결국 미국을 장악할 테지만 백신 접종으로 그 위력이 다소 무뎌질 순 있다”고 했다.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나 개발도상국에 시급히 백신을 보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의 백신 접종률은 5%를 넘지 않는다. 아프리카에서 델타 변이가 대책 없이 퍼질 경우 다른 대륙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변이가 출몰 할 확률도 높아진다.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항하는 변이 바이러스를 정말로 목격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알베르센 교수는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델타가 아프리카에 퍼진다면 매우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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