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범 잡고, 생명 구하고… 세상 밝히는 ‘시민 영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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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 ‘우리동네 시민경찰’ 선정

김병구 인천경찰청장(왼쪽)이 뺑소니 사고를 내고 도주한 만취 운전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긴 우정욱 씨에게 우리동네 시민경찰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제공
김병구 인천경찰청장(왼쪽)이 뺑소니 사고를 내고 도주한 만취 운전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긴 우정욱 씨에게 우리동네 시민경찰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제공
인천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람의 목숨을 살리거나 뺑소니 운전자를 쫓아가 붙잡아 경찰에 넘기는 시민들의 선행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경찰청이 2019년부터 공동체 치안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범인 검거나 범죄 예방, 인명 구조 등의 공로로 포상하는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선정됐다.

15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배달원으로 일하는 우정욱 씨(20)는 2일 오후 9시경 인천 남동구 간석동 한 골목길에서 쏘나타 승용차를 운전하던 A 씨(38)가 주행 중이거나 주차된 오토바이 2대를 잇달아 들이받는 것을 목격했다. A 씨가 사고를 낸 뒤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차량을 몰고 달아나자 우 씨는 즉각 오토바이를 몰고 20여 분간 추적해 A 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이날 오후 8시 50분경 서구 가좌동 한 삼거리에서도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하다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하던 도중 또 사고를 냈다. 검거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인 0.08%를 넘어선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천경찰청은 9일 우 씨에게 표창장과 범인 검거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하고 경찰을 대신해 의로운 일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해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임명했다. 우 씨는 “시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표창에 보상금까지 받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차량을 운전하다가 의식을 잃은 시민의 목숨을 구한 회사원 유명한 씨(35)도 7일 표창장을 받고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임명됐다. 지난달 31일 새벽 인천 서구 가좌동 한 도로에서 운전을 하던 유 씨는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서행하는 승용차 1대를 발견했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유 씨는 자신의 차량을 도로에 멈춰 세우고 이 승용차에 다가갔다. 승용차에는 운전자 B 씨(41)가 의식을 잃은 상태로 앉아 있었다. 유 씨는 곧바로 112에 신고한 뒤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B 씨는 당시 급성 심근경색으로 의식을 잃었으나 유 씨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져 치료를 받고 있다.

김병구 인천경찰청장은 “신속하고 용기 있게 행동한 두 분 시민이 없었다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이런 시민들이 늘어나면 우리 사회는 더욱 안전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2019년 8명, 지난해 36명에 이어 현재까지 모두 49명이 우리동네 시민경찰로 임명됐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경찰청#우리동네 시민경찰#시민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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