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권영진 대구시장의 사과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입력 2021-06-09 03:00수정 2021-06-09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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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사진)이 8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된 대구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구매 주선 논란과 관련해 사과했습니다.

논란은 얼마 전 “대구시와 대구시의사회, 의료단체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습니다.

대구시 등이 올 3월부터 국제 의료계 인사들에게 권 시장 명의의 공문을 보냈고, 누구인지 밝힐 수는 없지만 화이자 측과 연결 가능한 인사와 연락이 닿아 백신 도입 협상이 진행됐다는 것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부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도 많았지만 대구시 등은 “서류 절차와 최종 회의를 마무리했다”며 6600만 회분(3300만 명분)을 들여올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는 머지않아 ‘해프닝’으로 드러납니다. 한국 정부가 관련 내용을 한국화이자제약과 미국 화이자 본사에 문의한 결과, 백신의 공급·판매권은 오직 화이자에만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한국화이자는 “백신 개별 공급 제안은 불법 거래로 파악된다”며 “필요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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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민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 대구 시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창피해서 대구에 살 수가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그는 “권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움직인 것 아니냐”며 “그 결과 대구 시민들은 타 도시로부터 손가락질 받는 신세가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해프닝을 ‘백신 피싱’으로 규정하고 대변인 논평을 통해 “대구시의 가짜 백신 해프닝은 대한민국 국격을 평가 절하시킨 사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구시는 처음에 “백신 도입 성공 여부를 떠나 지역 의료계가 잘해 보려고 한 일을 비판받으니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보도자료를 통해 “선의가 왜곡·폄훼되어 유감스럽다”고 밝히기도 했죠. 하지만 비판이 계속되자 권 시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결국 사과했습니다. 그는 “정부의 백신 구매를 돕기 위해 선의로 시작한 일이지만 사회적 비난과 정치적 논란을 야기했다”며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대구 이미지가 실추되고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시민들에게 깊은 상처와 실망감을 드렸다. 이번 논란의 모든 잘못은 시장인 저에게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 이야기는 단순한 백신 도입 실패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하다”면서 “그럼에도 ‘가짜 백신 사기 사건’ 논란으로 비화된 원인을 제공한 것은 저의 불찰”이라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하루빨리 백신을 확보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은 전 세계 누구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런 마음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이들도 문제이지만, 시민의 안위를 책임지는 행정가의 섣부른 결정 또한 큰 아쉬움을 남깁니다.

박인호 용인한국외대부고 교사
#신문과놀자#피플in뉴스#권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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