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서 엿새 잠복해 전 연인 납치…체포되자 극단선택 시도한 60대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4-22 11:43수정 2021-04-2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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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원만히 합의했고 형사처벌 전력 없다” 징역 1년 선고
ⓒGettyImagesBank
다시 만나주지 않는다며 헤어진 연인을 흉기로 위협해 납치한 60대 남성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7단독(박소연 판사)은 특수감금 혐의로 기소된 A 씨(61)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전 연인인 B 씨(65)가 자신을 다시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B 씨를 집요하게 괴롭혔다. 두 사람은 7년여간 교제하다 지난해 3월 헤어졌다.

A 씨는 지난해 8월 쇠로 된 공구를 들이대며 B 씨를 협박하다 약식 기소됐다. 당시 B 씨는 A 씨의 보복이 두려워 긴급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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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A 씨는 같은 해 9월 B 씨 거주지인 서울 성동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6일 밤낮으로 B 씨를 기다렸다. 9월 8일 낮 12시경 B 씨가 나타나자, A 씨는 “지금 염산도 있고, 말을 듣지 않으면 흉기로 얼굴을 그어버리겠다”고 협박하며 B 씨를 자신의 차량에 태웠다.

A 씨는 B 씨를 데리고 무려 9시간 동안 강원도와 경기도 일대를 돌며 다시 만나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B 씨가 화장실 가는 것도 막으며 소변을 그대로 승용차 뒷좌석에 보게 했다.

두려움에 떨던 B 씨는 어쩔 수 없이 A 씨의 뜻을 받아들였고, A 씨는 그제야 차를 돌려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온 A 씨는 B 씨에게 밖으로 나가자고 했고, B 씨는 따라나서는 척하다가 현관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A 씨는 커터칼을 다시 B 씨 목에 들이대 위협하며 B 씨를 다시 차에 태웠다.

A 씨는 다음 날인 9일 새벽 1시경 B 씨를 데리고 경기 구리시 부근 모텔에 들어갔다. 빨리 탈출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던 B 씨는 A 씨에게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해 병원에 가야겠다”고 말했고, A 씨는 한 내과의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했다. B 씨는 A 씨 몰래 병원 직원에게 ‘살려달라’는 내용의 쪽지를 건넸고, 마침내 구출될 수 있었다.

경찰은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A 씨는 체포 당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극도의 공포심을 느꼈던 것으로 보이고 스스로 기지를 발휘해 112신고를 요청하지 않았다면 범행은 상당 기간 더 지속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은 체포 당일 수사를 받으며 자살을 시도하는 등 범행 이후의 정황도 매우 좋지 않아 범행에 내재된 위험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원만하게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에게 실형 이상의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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