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학력 격차 현실로…중학생 중위권 비율 급감

이소정 기자 , 최예나 기자 입력 2021-04-20 20:28수정 2021-04-2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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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어 있는 서울 한 고등학교 교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뉴스1 © News1
중고교 교사들 중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중간·기말고사 성적을 볼 때마다 충격을 받는다는 이들이 많다. 모든 시험에서 중위권이 급감하다보니 성적분포도 허리가 마치 ‘모래시계’처럼 잘록해서다. 교사들은 “중산층이 많아야 경제가 원만히 돌아가듯 교실 수업도 마찬가지”라며 “중위권이 줄어들면 학교 수업 난이도를 어디에 맞춰해야할지가 애매해지고 결국 어느 누구도 수업 내용에 만족하지 못해 공교육의 질 논란이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같은 ‘학력 중산층’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20일 발표된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울교육정책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코로나19 이후 국내 학교에서 성적 양극화가 심각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연구는 2018~2020년 중2들의 성적 분포 외에도 코로나19 이전 중2였던 학생들이 코로나19 이후 중3이 돼서 성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분석했다. 그 결과 중위권에 있던 학생들이 1년 만에 양극으로 갈라진 현상이 관찰됐다. 양극화가 가장 심해진 과목은 수학으로, 중2 때 중위권에 존재했던 43.59%의 학생들이 코로나19 이후 중3이 돼서는 14.91%포인트나 감소했다. 국어와 영어의 중위권 분포도 각각 1년 만에 12.95%포인트, 8.84%포인트 줄었다.

연구원은 “통상 평년에는 중2가 중3이 되면서 중위권이 줄고 상위권으로 이동한다”며 “그러나 지난해에는 중위권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고 상위권 뿐 아니라 하위권으로도 다수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어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인 2018~2019년에는 하위권(60점 미만)의 비율이 중2에서 중3으로 가며 1.85%줄었지만 지난해에는 4.97%가 늘었다. 영어 역시 코로나 이전에는 하위권 비율이 0.37%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0.81% 늘었다. 수학은 코로나 이전에는 하위권이 0.59%만 증가했지만 이후에는 2.53% 늘었다. 교사들은 “중위권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예년보다 시험을 훨씬 쉽게 냈는데도 하위권이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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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한 중학교 교사는 “중위권은 자기주도성이 낮은 편이라 학교에서 친구와 같이 수업을 듣고 교사가 관리·감독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계층이 원격수업이 계속되는 동안 적절한 관심과 사교육 도움을 받으면 상위권으로, 그럴 수 없었던 계층은 하위권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사들은 곧 치러질 올해 1학기 중간고사 결과도 눈여겨보고 있다. 양극화 현상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중학교 수학교사는 “지난해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학년이 바뀌자 벌써부터 학업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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