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초계함 ‘천안함’은 2010년 3월 26일 오후 9시22분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 선체는 두 동강이 났고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됐다. 벌써 올해로 천안함 폭침 11주기가 됐다.
선체 인양 과정에서 한주호 준위가 순직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이 사건에 대해 북한은 아직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 남한에서는 아직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 당시 이명박 정부의 모략이라고 음모론을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유족들은 현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 불만이 많다. 군 최고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고 속시원하게 발언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2015년 3월 25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자격으로 강화도 해병대 제2사단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 때 북한 잠수정이 감쪽같이 몰래 침투해 천안함을 타격하고 북한으로 도주했다”고 말한 것이 전부라는 주장이다. 작년 3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 5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서 고 민평기 상사의 모친인 윤청자씨는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님, 대통령님,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따지기도 했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남북 정상회담,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등에만 관심이 있었던 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 아래 순직 장병들에 대한 추모 행사는 단촐하게 진행됐다. 올해는 코로나19 집합금지 명령으로 인해 46용사들이 안장된 현충원을 찾는 참배객들의 발길도 끊겼다. 희생 장병들의 흔적은 작은 묘비에 차가운 모습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남겨진 천안함 생존자들과 유족들은 아직도 그 때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고 있다. 고통은 옅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역사는 지워지지 않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