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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의 사談진談]용산 시대, 달라진 대통령 사진대통령의 출근길을 국민들이 매일 아침 볼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파격이다. 대통령이 청사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장면은 민주화 이후에도 없었던 일이다. 그 과정에서 정제되지 않은 대통령의 발언이 적지 않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 많은 관심을 보였고 긍정적인 기대를 보냈다. 누구보다 근거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취재하는 사진기자들의 평가도 비슷했다. 외부 일정이 있는 날을 제외하곤 용산 청사로 출근하는 대통령을 매일 마주하게 됐다. 청와대에 이어 대통령실을 취재하고 있는 사진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윤 대통령의 행보는 분명 진일보했다. 특히 권력기관에 의해 통제되던 국가원수의 이미지가 날것 그대로 매일 아침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이미지의 민주화다’라는 의견이 꽤 많다. 실제로 청와대 시절에는 공식 일정이 없는 날, 대통령을 카메라에 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도 그럴 것이 기자들이 춘추관에서 청와대 본관으로 가려면 반드시 지정된 차량에 탑승해야 하고 2중, 3중의 보안검색을 거쳐야 했다. 언론 공개 행사 외에는 청와대 안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는 구조다. ‘구중궁궐’이 괜한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출입기자들 사이에는 여전히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전체적으로 사진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며 취재 환경의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청와대 시절 대통령 사진은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 강했다. 청와대 본관과 영빈관에는 사진과 영상 촬영을 위한 최적의 조명 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 사진의 배경이 되는 건물도 일정한 격식과 상징적 요소를 갖췄다. 건물의 실내 공간도 넓어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기자들은 주로 망원렌즈를 사용했다. 그렇다 보니 사진 속 인물이 반듯하고 또렷하게 부각됐다. 반면 용산 대통령실은 기존 국방부 건물을 고쳐서 사용한 탓에 청와대와 같은 결과물을 기대하기 어렵다. 도어스테핑을 하는 현관 천장에는 아직까지도 관공서에서 쓰고 있는 일반 전구가 달려 있다. 대통령의 뒤편에 비치는 대형 유리 현관문은 주의를 분산시킨다. 더군다나 건물 외벽과 바닥은 번들거리는 회색빛 석재로 마감되어서 공간이 주는 중후함과는 거리가 있다. 대통령실을 상징하는 심벌이나 이미지 장치도 찾아보기 힘들다. 수석·비서관회의 등이 열리는 청사 회의실도 마찬가지다. 실내조명이 어두워서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릴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비좁은 업무 공간에서 촬영하다 보니 광각렌즈 사용이 빈번해졌다. 결과적으로 사진이 산만해지고 인물에 대한 광학적 왜곡 현상도 심해졌다. 이렇다 보니 용산 대통령실에서 찍은 사진은 왠지 거칠고 어수선한 이미지가 나타난다. 문제는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대통령실을 접하는 국민들이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이 다 돼 가는데 여전히 정돈되지 않은 듯한 느낌을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이미지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전속 사진’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전속 사진가는 국가수반의 공적인 영역은 물론이고 사적인 영역까지 거의 모든 부분을 사진으로 기록한다. 하지만 비공식 행사는 차치하더라도 대통령실 공식 행사에서 전속 사진가의 독점 촬영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만큼 사진기자의 취재 기회가 제한되고 국민의 알권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이미지는 그 자체가 정치적 메시지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의 이미지에는 철학적 고민과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윤 대통령은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면서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 말은 이미지의 생산 과정에서도 적용된다. 대통령의 이미지에도 적절한 형식을 갖추고 그 안에 내용물을 채워야 한다. 그 형식에는 국격을 보여주는 공간적 고려와 이미지 장치가 보완되어야 한다. 전 정부는 형식적 부분을 과도하게 강조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반작용으로 형식을 무시하고 내용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또 다른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홍진환 사진부 차장 jean@donga.com}2022-07-06 03:00
장애인 가족의 눈물, 555명 집단 삭발 [청계천 옆 사진관]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24시간 지원 체계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장애인의 날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이날 집회에서 발달장애인 가족 555명은 집단 삭발을 했다. 이날 윤종술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국정과제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당장 우리(부모)가 없어지면 자녀 혼자 이 세상에 지원 없이 내동그라지는데, 부모와 형제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게 무리한 요구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역사회 내 지원서비스와 정책의 부족으로, 발달장애인 지원책임이 가족에게 모두 전가되면서 발달장애인 가족의 비극적인 죽음이 매년 수차례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낮시간대를 중심으로 한 활동서비스 확대 ▲국민기초생활보장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발달장애인 고용체계 확대 ▲공공임대주택 확보 및 지원 등을 요구했다.삭발식에는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동참했다. 장 의원의 동생은 발달장애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장애인권리보장법, 탈시설지원법 등에 동료 의원들이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며 “항의하는 의미로 삭발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20일 인수위원회 앞에서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을 선포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단식 농성에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지역별로 참여한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2022-04-19 17:32
[사진기자의 사談진談]참혹한 우크라 전장의 ‘종군기자’가 된 민간위성들40여 년 전 베트남 전쟁의 총성을 멈추게 한 결정적인 사진이 있다. ‘네이팜탄 소녀’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이 사진은 포연이 자욱한 마을을 등지고 벌거벗은 아이들이 공포에 질려 달리는 순간을 포착했다. 거칠게 찍힌 한 장의 흑백 사진은 전쟁의 참혹함과 잔인함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렸다. 반전 여론에 불을 지폈고 마침내 전쟁이 종식됐다. 이 사진으로 1973년 퓰리처상을 받은 종군기자 닉 우트는 ‘사진 한 장의 힘이 어떠한 것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사진의 발명’이 공식적으로 선포된 1839년 이후 사진은 전쟁 뉴스를 보도하는 주요 매체가 됐다. 스페인 내전과 제2차 세계대전 등이 발생한 1930년대를 기점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직관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사진 이미지는 시각정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인지프로세서에서 문자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점하게 됐다. 여기에 ‘현실을 객관적으로 재현한다’는 사진의 기술적 속성이 강화되면서 ‘반박할 수 없는 증거’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증유의 ‘신뢰성’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에서도 사진은 반박할 수 없는 ‘증거자료’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다만, 과거 전쟁에서는 종군기자가 직접 찍은 사진이 전시 상황을 알리는 유일한 창구였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새로운 ‘전쟁의 목격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운용하는 군사·정찰 위성보다 민간 업체가 운영하는 상업위성의 활약이 돋보였다. 국내외 언론사들은 맥사테크놀로지와 플래닛랩스 등 미국의 민간위성 통신업체로부터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제공받아 전쟁 정보를 투명하게 알리고 있다. 자연스레 러시아의 거짓 주장도 드러나게 됐다.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러시아 병력이 추가 배치되는 장면이 찍힌 위성사진은 전쟁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또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파견한 부대를 이용해 우크라이나 북쪽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러시아는 ‘보란 듯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다. 수도 키이우와 마리우폴 등의 주요 도시에서 교전이 벌어지면서 “민간인 시설은 공격하지 않는다”고 러시아 정부가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산부인과 병원과 아동 시설 등이 공격을 받아 민간인 피해가 속출했다. 심지어 민간인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인도적 통로’에도 무차별 포격을 가했다. 통신 시설이 파괴돼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위성사진이 러시아군의 포격 장면을 정확하게 포착해냈다. 포탄을 맞은 건물에서는 불꽃이 일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생생히 잡혔다. 마치 전투 현장에서 가까운 언덕에 올라가서 찍은 듯한 현장감이 살아 있었다. 최근에는 수도 키이우 인근 소도시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현장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제적 비난여론이 높아졌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일부러 민간인 시신을 도로 위에 가져다 놓았다며 자신들의 만행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는 부차 주민들이 찍은 사진, 동영상과 함께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해 러시아의 주장이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우크라이나 상공에는 약 50개의 인공위성이 작동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서 자주 등장하는 위성사진은 대부분 맥사테크놀로지와 플래닛랩스 등 민간 위성통신 업체가 제공한 것이다. 맥사는 현재 80기의 위성을 확보하고 있다. 496∼770km 상공에서 궤도를 따라 움직이고 있는 맥사의 월드뷰 위성은 지표면에 있는 30cm 크기의 물체까지 구별할 수 있다. 미국 과학매체 스페이스뉴스와 인터뷰한 대니얼 재블론스키 맥사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허위 정보가 퍼지는 일을 막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상황과 관련해 대중의 논의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정밀한 위성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뉴스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대중에게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다. 전쟁에 책임을 묻는 국제 여론이 커지는 등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종군기자가 목숨을 걸고 찍은 사진 한 장이 반전여론에 촉매가 된 것처럼 인공위성이 찍은 사진이 비극적인 전쟁을 종식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홍진환 사진부 차장 jean@donga.com}2022-04-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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