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중천 보고서 유출에 윗선 개입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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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규원이 유출한 실물 확보… 통화내역 분석 등 경위 파악 나서
법조계 “면담보고서 보도 전후 檢警 대립 논란의 퍼즐 맞춰져”
김진욱 “김학의사건 직접수사 검토”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조사 과정에 대한 위법 여부를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이규원 검사가 유출한 이른바 ‘윤중천 면담보고서’ 실물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는 최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JTBC의 A 기자로부터 2019년 3월 18일 ‘건설업자 윤중천 씨가 윤갑근 전 고검장과의 친분을 인정했다’는 보도의 근거가 된 면담보고서를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A 기자로부터 이 면담보고서의 출처가 이 검사라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진상조사단 활동이 끝난 이후 대검찰청 캐비닛에 비공개로 보관 중인 면담보고서가 특정 언론사에 실물 그대로 유출된 경위와 과정 등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이 검사의 2019년 통화기록 등을 분석해 당시 행적을 복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진상조사단의 김 전 차관에 대한 조사 과정이 드러나면서 검찰과 경찰 간 대립이 고조되던 2019년 3월을 전후한 논란의 퍼즐이 하나둘씩 맞춰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9년 3월 초에는 이른바 ‘버닝썬’ 사건에서 문재인 정부 시기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는 윤모 총경이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청와대와 경찰이 비판을 받았다. 3월 14일 당시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회에서 “동영상을 육안으로 봐도 김 전 차관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 직후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은 윤 총경에게 “더 세게 했어야 했는데” “검찰과 대립하는 구도를 진작에 만들었어야 했는데”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불과 나흘 뒤인 3월 18일에는 “김학의, 버닝썬 사건 검경 명운 걸고 수사하라”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왔고, 이날 저녁 JTBC에 윤 전 고검장의 실명이 언급된 면담보고서 관련 내용이 보도됐다. 같은 달 23일 김 전 차관에 대한 불법 긴급 출국금지가 이뤄졌고, 25일 법무부 과거사위원회가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사건을 재수사하라고 권고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긴급 출금하고, 면담보고서를 유출하는 결정을 평검사 신분인 이 검사가 혼자서 내리기는 어렵다고 보고, 피고소인 신분이자 당시 청와대에서 진상조사단 업무를 담당한 이 비서관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이 비서관은 지난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의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은 수원지검으로부터 이첩받은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직접수사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이 검사 사건에 대해 김 처장은 “(수원지검 사건과) 당연히 관련 사건이고 중요 사건”이라고 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고도예 기자
#윤중천#보고서#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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