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7일로 열흘째를 맞았다. 1회 접종을 마친 요양병원 등에선 일상 회복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접종 후 이상반응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는 의견도 많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총 31만4656명(아스트라제네카 30만9387명, 화이자 5269명)이다. 이달 말까지 접종 대상자(43만6명)의 73.2%다. 전체 인구(약 5200만 명) 대비 접종률은 0.6%다. 3689명이 이상반응을 신고했는데 두통과 발열 등 경증이 3643명이다. 대부분 간단한 처치로 회복됐다. 방역당국은 아나필락시스(전신 중증 알레르기 반응) 의심 및 사망 사례(8명)의 백신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전체 접종자 대비 이상반응 비율은 1.17%다. 접종 초반인 탓에 영국(0.33%) 프랑스(0.18%) 독일(0.12%) 등에 비해 높은 편이다. 사망자 비율은 0.0025%다.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0.005%, 영국은 0.0023%다.
● “이상반응에 2차 접종 겁나”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접종이 실시된 경기 의정부시 카네이션요양병원의 노동훈 원장(45)은 “환자들로부터 ‘이제 가족이 면회 올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1년 가까이 집과 병원만 오가던 직원들도 일상으로 돌아갈 날에 대한 희망을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요양보호사 신정숙 씨(60·여)는 백신 접종 전, 매주 1번씩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면서도 감염에 대한 걱정이 컸는데 접종 이후 한시름 놓았다고 한다. 신 씨는 “나도 모르는 새에 무증상 감염자가 돼 환자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길까봐 걱정했는데 이제는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신 씨는 또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백신이라는 존재가 힘이 되어주는 것 같다”며 “백신을 맞길 잘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상반응이 예상보다 심했다는 의견도 많다. 요양보호사 이모 씨(64·여)는 접종 후 하루 정도 두통과 오한, 메스꺼움이 심해 일하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 씨는 “주변 동료와 ‘2번째 접종이 겁이 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며 “백신을 맞은 날에는 근무를 쉬게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씨는 또 “나처럼 건강한 사람도 접종 후에 힘들었는데 기저질환이 있는 70~80대 어르신들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장홍주 전남 화순군 푸른솔요양병원 원장(48)도 “1차 접종 이후 몸살을 심하게 앓은 환자 한두 명이 2차 접종을 꺼리고 있다”며 “의학적으로 2차 접종의 필요성이 인정된 만큼 병원에서 잘 설명을 할 것”이라고 했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화이자 백신을 맞은 간호사 2명이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화이자의 경우 충분한 예방효과를 얻으려면 3,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 해외에서도 1회 접종 후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종종 나왔다.
● 접종 후 미열에는 해열제 불필요
대한의사협회는 6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할 수 있는 발열 등 이상반응에 대응하는 법을 담은 권고안을 발표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접종 이후 열이 난지 24시간이 안되고 38.5도 미만이면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된다. 해열제는 항체 형성에 방해가 될 수 있어 가급적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38.5도 이상의 고열이 나면 복용을 권장한다. 이때 해열제는 항체 형성에 영향을 덜 미치도록 이부프로펜 계열보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타이레놀 등)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24시간 이상 열이 나거나 38.5도 이상이면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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