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e글]드라마 재방 때문에?…배구경기 막판 중계 끊은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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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8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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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프로배구 여자부 경기 중계를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끊어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중계를 중단한 이유는 드라마 재방송 때문이었다.

KBS는 7일 오후 경기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의 경기를 2TV를 통해 중계했다.

이날 경기는 ‘봄 배구’(포스트시즌) 티켓을 차지하기 위한 3위(기업은행)·4위(도로공사)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포스트시즌은 3위까지 진출할 수 있다.

그간 여자부 주말 경기는 오후 4시에 진행됐다. 하지만 KBS가 생중계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날 경기는 KBS 방송편성에 따라 3시간 가까이 앞당겨진 오후 1시15분부터 진행됐다.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만큼, 팽팽한 경기가 펼쳐졌다. 도로공사가 첫 세트(25-21)를 따내면서 기분 좋게 출발하는 듯 했지만, 이어 두 세트(22-25 23-25)를 기업은행에 내리 내줬다.

4세트에서도 7-17까지 벌어지면서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연달아 5점을 따내면서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점수차는 점차 좁혀졌다. 결국 도로공사가 세트를 따내면서 5세트 벼랑 끝 승부로 끌고 갔다.

5세트에선 기세를 잡은 도로공사가 연달아 득점에 성공했다. 기업은행의 범실까지 이어지면서 경기는 어느새 14-3 매치포인트. 도로공사가 단 1점만 더 따내면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는 상황이 됐다. 이 즈음에서 KBS는 중계화면 하단에 “정규방송 관계로 중계방송을 여기서 마칩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의 양해 바랍니다. 이후 경기는 MyK(앱)를 통해 계속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자막이 떴다. 오후 3시40분에 편성한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 재방송을 방영하기 위해 생중계를 중단한 것이다.

결국 이날 경기는 도로공사가 1분여 후 5세트(15-5)를 따내면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했다. 하지만 TV로 경기를 시청하고 있던 상당수의 배구 팬들 경기가 종료되는 마지막 장면을 보지 못했다.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다. KBS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경기 관련 영상에도 KBS의 중계를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KBS 시청자권인센터엔 이번 중계 사태에 항의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경기시작 시간까지 바꾸면서 공중파로 무리하게 송출한 것뿐만 아니라, 게임이 길어지자 편성 관계로 끝내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국민을 위한 방송이라지만 결국 당사의 이익을 위해 철저히 움직이는 모습이 충분히 시청자를 기만하는 이중적 태도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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