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초·중학생, 전남으로 유학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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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 결실… 10개 시군 26개교서 새 학기 시작
6개월간 체류하며 교육활동 체험… 쾌적한 환경서 공동체 의식 함양

전남 강진군 옴천초등학교 학생들이 교사와 주변 숲에서 생태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옴천초는 3월 신학기에 서울에서 5명이 전학을 온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 강진군 옴천초등학교 학생들이 교사와 주변 숲에서 생태체험학습을 하고 있다. 옴천초는 3월 신학기에 서울에서 5명이 전학을 온다. 전남도교육청 제공
전남 순천시 월등면은 땅이 기름져 복숭아 농사가 활발한 곳이다. 월등초등학교 학생들은 지역 특색을 살려 복숭아나무 한 그루씩을 분양받아 한 해 동안 직접 가꾼다. 홍보 영상을 만들어 수확한 복숭아를 판매도 한다.

학생들은 자연과 어우러지는 체험활동을 통해 지역을 이해하고 주민과 어울리며 사는 법을 배우고 있다. 6개 학급에 학생 수가 33명에 불과하지만 대도시 여느 학교보다 행복이 넘쳐난다.

이 학교는 3월 새 학기에 학생 수가 크게 늘어난다. 전남도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이 결실을 맺고 있는 덕이다. 서울에서 무려 초등학생 17명이 유학을 온다.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지역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유학생을 모집한 결과 초등학생 85명과 중학생 21명 등 모두 106명이 신청했다.

가족 전체가 이주해 생활하는 ‘가족체류형’이 68명으로 가장 많았다. 학생이 농가에서 생활하는 ‘농가형’은 33명, 해당 지역 유학센터에서 생활하는 ‘센터형’은 5명으로 집계됐다.

서울 학생들은 10개 시군 17개 초등학교와 9개 중학교에서 3월 1일부터 새 학기를 시작한다. 지역별로는 순천이 7개교로 가장 많다. 화순·강진 각 3개교, 담양·곡성·장흥·영암·신안 각 2개교, 해남·진도 각 1개교 등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상황에서 전남의 여건이 안전하고 쾌적한 교육과정 운영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도시 학생과 공유하는 농산어촌 유학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지난해 12월 7일 서울시교육청과 서울 학생들이 전남 농산어촌 학교로 전학해 일정 기간 체류하며 교육활동을 체험하는 유학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프로그램은 서울의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최소 6개월 이상 농산어촌 학교에 다니면서 자연·마을·학교 안에서 계절의 변화, 제철 먹을거리, 관계 맺기 등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전남도교육청은 유학 프로그램이 ‘위드 코로나’ 시대에 농산어촌 학교에 활력을 불어넣고 학생 수가 늘어 교육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올해 사업을 기반으로 경기, 인천, 광주 등 다른 시도교육청과도 협력해 유학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전남의 작은 학교는 코로나19 시대에 감염병 예방에 유리하고 개별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며 “서울 학생들이 농촌의 생태친화적인 환경에서 도전의식과 용기, 공동체 의식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유학#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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