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수사 중인 사건, 공수처 요청시 넘겨야…막강 권한에 우려 목소리도

배석준 기자 , 위은지 기자 입력 2021-01-21 20:53수정 2021-01-21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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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공식 출범일인 21일 경기 정부과천청사에 공수처 현판이 걸려 있다. 2021. 1. 21. 사진공동취재단
고위 공직자 부패 사건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1일 출범하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과 맞물려 형사사법 체제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게 됐다. 공수처는 고위 공직자 수사 뿐 아니라 기소와 공소유지까지 맡게 돼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도 깨지게 됐다.

공수처는 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6부 요인과 검찰총장, 국회의원의 범죄를 수사한다. 또 판검사 5500여 명과 국가정보원, 감사원, 경찰청,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권력기관의 3급 이상 공직자 1000여 명 등 수사 대상인 고위 공직자가 총 70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고위 공직자 수사와 기소를 독점했던 검찰의 역할은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검찰은 4급 이상 공무원, 경찰은 5급 이하 공무원의 범죄를 수사한다. 검찰은 올 1월 1일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 범죄와 대형 참사 등 6대 범죄에 한해 수사할 수 있다. 경제범죄의 경우 3000만 원 이상 뇌물, 5억 원 이상의 사기·횡령·배임 사건 등에 한정된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에서 송치한 사건 외에 직접 인지해 수사를 시작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4급 수사처가 됐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수처는 검찰이 수사하는 고위 공직자 사건도 넘겨받을 수 있다. 공수처장이 직접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해 사건 이첩을 요구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이에 응해야 한다는 규정이 공수처법에 명시돼 있다. 검경 등 다른 수사기관이 범죄 수사 과정에서 고위 공직자의 범죄를 인지하면 이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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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공수처는 검찰에 비해 규모가 현저히 작아 직접 수사할 사건을 엄격히 선별해야 한다. 공수처 검사는 공수처장과 차장을 포함해 25명 이내이며 수사관은 40명 이내다. 검찰의 경우 전국 검찰청에 2500여 명의 검사가 있다.

검경이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등 행정부의 통제를 받는 것에 비해 공수처는 청와대 등 다른 기관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공수처법은 ‘대통령, 대통령비서실의 공무원은 수사처 사무에 관해 자료 제출 요구나 지시, 의견 제시 등 일체의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가 사실상 최상위 수사기구로 자리 잡게 됐지만 외부 견제 수단이 없어 정치적으로 편향된 수사를 해도 제어할 방법이 없다”며 “공수처의 정치적 중립을 담보할 수 있는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위은지 기자wiz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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