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만 박혀 있어요”…수능 막바지 준비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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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27일 1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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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일주일 앞둔 지난 26일 대구의 한 수능 시험장에서 방역작업이 한창이다./뉴스1 © News1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일주일 앞둔 지난 26일 대구의 한 수능 시험장에서 방역작업이 한창이다./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수험생 사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수험생은 외출을 자제하는 등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확진자 급증 소식에 다음 달 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6일 남겨둔 수험생들도 불안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569명이다. 전날(26일)보다 다소 줄었지만 이틀째 500명대를 유지했다.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고등학교 3학년 유수정양(18·가명)은 “수능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떨리는데 같은 교실 안에서 식사하고 시험을 치를 수험생 중 확진자가 있지 않을까 더 무섭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확진자도 걸리고 싶어서 걸린 건 아니다”면서도 “꼭 필요한 외출이 아니었던 사람 때문에 확진자가 늘고 있다고 생각하니 원망스럽다”라고 밝혔다.

교육당국도 수능 막바지에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세 억제에 나서고 있다. 확진자가 계속 늘어날 경우 수능 방역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26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생계를 위한 부득이한 일이 아니면 식사 약속이나 연말 모임도 모두 취소해달라”고 당부했다.

교육부는 확진판정을 받은 수험생을 위해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172개 병상을 확보했고 자가격리자용 시험실도 784개 3800명 분량을 마련했다.

다만 수능 이후에도 연이어 논술과 면접 등 대학별고사가 잡혀 있어 수험생 입장에서는 수능이 끝나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전 대덕구에 사는 고등학교 3학년 유지영양(18·가명)은 “면접이나 논술을 봐야 하는 학생은 코로나19에 걸리면 응시자격이 박탈된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수험생들은 집에서도 최대한 가족 간 접촉을 피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11월 들어 가족 간 감염이 학생 확진자 감염 사유의 70%가량을 차지했다.

수정양은 “(수능 전까지) 집에만 있을 생각인데 방에만 박혀 있는 중이다”면서 “부모님은 일하러 다니셔서 접촉을 조심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지영양도 “우선 집 안에서 최대한 수능을 보는 시간표에 맞춰 공부할 계획이다”면서 “상황이 상황이니 다들 외출을 피하려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수험생이 주로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시모집에 합격해 수능을 보러 가지 않겠다는 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경험 삼아 시험을 볼 수도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겠다는 것이다.

수능 감독관으로 투입되는 교사들도 확진자 증가를 고려해 감독관은 당장 재택근무를 하는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이날 긴급논평을 내고 “학교 내에서 감염된 사례도 나타나 수능을 앞두고 큰 위기다”면서 “수능 감독관 교사와 시험장 학교 교직원은 30일부터 재택근무 실시”를 제안했다.

그러면서 “교사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안전하고 안정적인 수능 운영을 결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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