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원 알 수 없는 산발적 조용한 전파가 더 무섭다”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17일 15시 14분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국민 절반 이상이 밀집한 수도권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거리두기 격상을 발표했다. 2020.11.17/뉴스1 © News1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1.5단계로 격상된 17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국민 절반 이상이 밀집한 수도권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거리두기 격상을 발표했다. 2020.11.17/뉴스1 © News1
최근 잇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특징을 들자면 감염원이 누군지, 어딘지 알지도 못하는 사이 어느 순간 더럭 확진 판정을 받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경기북부의 한 방역당국 관계자는 이를 두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다방면에서 속출하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일상 곳곳에 침투했다는 반증”이라고 진단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7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30명 늘어 누적 2만8998명이라고 밝혔다. 나흘 연속 200명대다.

같은 시간 기준 경기지역 신규 확진자는 52명으로, 지역 발생이 38명, 해외 유입이 14명이다.

방역당국은 확산세가 거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9일 0시를 기해 1.5단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경기지역 주요 신규 감염 사례를 보면 수원대 미술대학원 관련 2명, 고양시 가족간 감염 4명, 의정부 가족간 감염 4명 등이다. 이들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확진자와 접촉한 뒤 가족과 접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의정부, 김포, 용인, 포천 등에서 산발적으로 1명씩 추가됐다. 포천 중학생의 경우 강원 철원에 거주하는 해당 중학교 교직원이 확진되면서 전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각 지역에서 1명씩 산발적으로 감염되는 경우다. 대부분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들이다. 장기화된 코로나19로 마스크 쓰기와 ‘QR코드 찍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킴에도 불구하고 ‘감염경로’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족간이나 지인간 2차 접촉으로 확진될 경우 감염원이 파악되지만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1명 확진자는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역학조사를 하면 대체로 개인위생과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하기 때문에 오히려 누가 감염원인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가령 식당에서 누군가 마스크를 하지 않았거나 유증상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되면 감염원을 찾기 수월할 텐데, 온도체크에서 정상 반응이 나온 뒤 출입한 터라 분간하기 어렵다는 것이.

강원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점을 두고 방역당국 관계자들은 오랜 코로나19 사태로 지킨 사람들이 주말이면 좋은 공기를 찾아 나들이 가는 등 ‘가을 단풍객’들의 여파도 한몫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의 경우 북한산, 아차산, 관악산, 도봉산, 불암산 정상은 등산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취재진이 최근 주말마다 찾은 북한산, 수락산, 아차산 등에서는 ‘숨이 차다’면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 안 한 등산객들이 부지기수였다.

등산하면서 따로 온도체크나 연락처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턱스크를 한 채 숨이 차서 헐떡이며 지나쳤을 경우 감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산발적 확진자가 줄어들지 않자 예측이 어려워 지역민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그 지역 일대는 분위기가 초토화된다. 아이들과 함께 부모와 형제들도 감염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포천 추산초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했을 때 지역의 학원들도 문 닫았고 밤에는 식당과 카페들에 인적이 한동안 끊겼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감염원을 찾기 어려운 산발적 확진자 속출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기두기 단계를 선제적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면서 “경제적 여파를 최소한 줄이는 선에서 수도권 1.5단계로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이번 1.5단계 상향 조정 목표는 수도권과 강원도의 지역사회 유행을 차단하고 현재의 추세를 반전시키는 것”이라며 “서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2단계로의 단계 상향 없이 반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2주 뒤 예정된 수능에 대비 학생들을 위한 안전한 시험환경 만들기도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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