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 유행이 현실화하면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사우나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꾸준하고, 찜질방 내 노래방 부스 등 방역관리 사각지대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은밀한 감염으로 재확산 통로가 될 수 있는 시설들에 대한 문제는 방역당국도 인식하고 있다. 추석 이후 보다 세분화된 방역단계 및 지침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각 단계별 어떤 업종과 활동이 포함될지에 소상공·자영업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관악구 소재 삼모스포렉스 남자 사우나 및 이발소에서 20일 0시 기준 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 3명이 다녀간 것이 확인된 이후 방문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추가 감염사례 가능성이 있다.
현 방역당국 관리등급에 따르면 사우나는 카페, 결혼식장, 실내워터파크, 영화관 등과 같은 중위험 시설로 분류돼있다. 중위험 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는 영업이 가능한 시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감염 위험이 적지 않은 시설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우나, 목욕탕이 감염 확산에 취약한 이유는 시설 특성상 마스크 착용이 어렵다는 점이 꼽힌다. 가장 흔한 감염경로인 비말감염에 구조적으로 취약한 장소다.
특히 대형 찜질방에는 운동시설과 노래연습 부스 등이 설치된 경우가 많다. 호흡이 가팔라지는 운동시설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찜질방에서는 이같은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방역당국은 노래연습장을 유흥주점, 헌팅포차 등과 함께 고위험 시설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찜질방이나 일부 음식점, 숙박시설 등에 설치된 노래부스는 사실상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실정이다. 명부작성 및 마스크 착용 지침이 잘 지켜지지 않는 시설이 버젓이 운영 중인 셈이다.
이같은 문제점들을 인식하고 있는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개편 작업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재확산 및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그간의 방역경험을 토대로 생각지 못했던 부작용이 나타났거나, 사각지대에 놓인 분야를 최대한 아우를 방법을 고민 중이다.
방역당국은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3단계로 구분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5 단계’ ‘2.5단계’ 등 애매한 상황을 좀더 구체적인 사례로 정형화해 틀을 제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세부적 지침과 함께 각 단계별 허용되는 활동과 시설이용도 함께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중위험 시설과 고위험 시설 등으로 구분된 업종의 보다 세분화가 예상된다.
다만 이 경우 고위험 시설군으로 분류되는 업종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다른 업종과 형평성 등을 문제삼으며 반발하거나, 정부의 추가 지원 등을 요구하는 사례가 예상된다. 때문에 정부는 방역 효율성과 경제적 활동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작업에 고심을 거듭 중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20일 “단계 조정을 할 경우 좀 더 객관적이면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할 것이다. 조금 더 세분화된 단계를 만들 것”이라며 “지켜야 할 수칙들은 좀 더 강화할 것은 강화하고, 좀 더 완화할 것은 완화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명절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이번 가을과 겨울 우리의 일상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지난 5월과 8월의 연휴 기간 여파가 우리에게 남긴 힘든 시간을 기억해달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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