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상파 ‘편법 중간광고’로 3000억 수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중간광고 금지한 방송법 피해서 프로그램 쪼갠뒤 넣는 PCM 급증
“공익성 버리고 시청권 침해” 지적… 방통위 “3부 편성 자제” 권고 그쳐

‘편법 중간광고’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의 프리미엄광고(PCM)가 최근 5년 동안 급증해 3000억 원 가까운 수익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는 중간광고를 못하게 돼 있지만 같은 프로그램을 2, 3개로 쪼개 그 사이에 광고를 넣는 PCM을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다.

20일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실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사의 PCM이 들어간 프로그램은 2016년 2개에서 올해는 상반기까지 86개로 껑충 뛰었다. MBC는 지난해 전체 PCM 프로그램이 19개였고 올 상반기에만 벌써 25개로 늘었다. SBS는 올해 상반기에만 PCM 프로그램이 31개가 돼 지난해와 같았다. KBS도 올해 상반기까지 PCM 프로그램이 19개에 달했다. 2019년의 경우 이 3개 방송사에서 PCM 프로그램이 전년보다 2, 3배로 늘었다.

방송법 및 관련 시행령은 지상파 방송사의 중간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모바일 광고 비중이 늘면서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 수익이 급감하자 2016년부터 PCM이 나오기 시작했고 2017년부터 지상파 방송사들은 PCM을 앞다퉈 도입했다. 광고료도 일반 광고 단가보다 1.5∼2배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SBS는 21일부터 메인 뉴스인 ‘8뉴스’에도 PCM을 넣기로 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PCM 수익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16년 24억 원이던 PCM 수익은 2017년 424억 원으로 급증했고 2018년 730억 원, 2019년엔 1061억 원, 올 상반기 680억 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PCM 수익이 1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연평균 50% 이상씩 PCM 수입이 증가하는 셈이다. 2016년 이후 올 상반기까지 지상파 방송사의 PCM 수익은 2919억 원에 달한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PCM이 중간광고가 아니며 연속 편성을 한 것이지 한 프로그램을 분리 편성을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다르다. 예전 같으면 1시간짜리 드라마인데 20분씩 3개로 쪼개 PCM을 넣은 데 대해 “광고를 보는 건지 드라마를 보는 건지 모르겠다” 등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시청 흐름이 단절되고 방송광고 시청 시간이 증가하는 등 시청권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현행법 위반이 아니라는 이유로 별다른 규제를 하지 않고 있다. 3부 편성은 과도하니 자제하라고 권고만 하는 정도다.

조 의원은 “공영방송인 KBS, MBC까지 PCM 프로그램을 늘리는 것은 공영방송의 공익성을 버리는 행위”라며 “지상파 방송사들은 손쉬운 방법으로 적자를 메우려 하지 말고 방만한 경영을 쇄신하고 콘텐츠의 질을 높여 공적 책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지상파#편법 중간광고#프리미엄광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