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효자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청계천 옆 사진관]

양회성 기자 입력 2020-09-19 12:47수정 2020-09-2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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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과 함께 ‘민족 대이동’이라는 타이틀을 공유하는 또 하나의 명절 추석이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50%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모여 있다지요. 그 많은 사람들이 불과 며칠 사이에 고향을 왕복하는 시기이니 고속도로가 막히는 풍경이 괜히 펼쳐지는 것은 아니었나봅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문화의 발전에도 명절은 톡톡한 기여를 한 게 분명해 보입니다.

라디오 DJ들이 릴레이로 하는 24시간 특별 생방송이 송출되고, 명절을 반납한 기자들이 서울톨게이트 위에서 “지금 서울에서 출발하면 부산까지는 약 9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말하는 뉴스 생방송도 우리에겐 이미 익숙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익숙한 모습들을 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니, 보기 어려워야만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2018년 9월 추석 귀성길. 경기 안성 휴게소에 차량이 가득하다. 뉴시스

예상보다 길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효과로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명대를 유지하며 줄어드는 추세지만 정부는 수도권의 감염 확산이 여전한 만큼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확진자의 비중이 전체의 75% 내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이유입니다.

정부는 추석 연휴동안 제공되던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혜택을 없애고 휴게소에서의 취식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로 추석이 감염 확산의 도화선이 되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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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군 병영면은 ‘코로나 없는 추석이 효도다’라는 메시지로 며느리들을 다독여주고 있습니다. 독자 김종식 씨 제공

고향에서 들려오는 소리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서울에서 광화문 집회 확진자로 난리 중이던 시기에 지방 출장 중 만난 한 면사무소 직원은 지역 축제가 취소되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하면서도 “아직 우리 동네는 확진자가 한 명도 안 나왔어요.”라며 은근히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이처럼 ‘아직은’ 청정지역인 우리 고향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엿보이고 있습니다.
대전 대덕구 덕암동에 “마음만 보내라~”는 현수막이 걸리고 있습니다. 역시 ‘마음’이 중요합니다. 뉴스1

자식들에게 “선물은 택배로 붙이라”고 전하는 전북 완주군 이서면 주민들. 뉴스1

광주와 전남지역 주요 추모시설은 ‘벌초와 성묘 자제’를 호소하며 온라인 성묘와 벌초 대행을 권하고 있습니다. 뉴시스

‘아들아, 딸아! 코로나 극복 후에 우리 만나자’. 청양군. 뉴스1

“불효자는 ‘옵’니다” 청양군. 뉴스1

요즘 며느리들이 시어머니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오지 말고 너희들끼리 보내라~”는 말씀을 기대하는 것이겠죠. “불효자는 ‘옵(come)’니다.”라는 청양군의 센스 있는 현수막이 자꾸 머리에 맴도네요. 저도 올해 추석만은 오랜만에 효자가 돼봐야겠습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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