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사이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사실상 2차 대유행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 여기에 애초에 우려됐던 가을철까지 다가오면서 자칫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18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246명이다.
지난 14일 10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닷새째 세자릿 수 증가폭이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14일부터 닷새간 누적 확진자 수만 991명에 달한다.
이는 7월 한 달간 확진자 수(1489명, 7월2일~8월1일)의 66.5%에 달하는 수치다. 7월 한 달 동안 발생한 수치의 절반 이상의 확진자가 불과 닷새만에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전날 기준으로 지난 2주간 집단발병 사례는 전체 확진자 중 65.1%에 달하며, 일명 깜깜이 환자로 불리는 감염경로 불분명 사례도 11.6%까지 치솟았다. 한 때 8% 아래까지 떨어졌던 깜깜이 사례가 다시 증가했다는 점은 여러모로 부정적 징후를 뜻한다.
깜깜이 환자가 많아질수록 감염고리가 방역망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아울러 감염고리를 끊는 작업도 더욱더 힘들어진다. 감염원을 확인하기 전 ‘n차감염’이 발생하고 이를 매개로 감염고리가 문어발처럼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방역당국이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대목이다.
당장 지난 주말 광복절 집회를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감염고리가 어디까지 퍼질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계절성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는 가을도 다가온다는 점이다. 방역당국은 이미 가을철 2차 대유행을 경고한 바 있다. 날씨 여부와 관계없이 계절성 독감이 같이 유행할 경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계절성 독감의 치명률은 실제로 꽤 놓은 편이다. 올해 초 미국의 경우에는 독감으로 1만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는 명확한 통계를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매년 1000~20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약 현재 2차 대유행과 가을철 독감까지 겹친다면 어린 아이와 노년층, 호흡기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호흡기 바이러스를 만나 변이되는 것도 문제다. 실제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발견된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3배에서 크게는 10배 이상 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국내에서도 지난 10일 새로운 3건의 변이가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지난 10일 그동안 세계보건기구(WHO)에도 보고되지 않았던 새로운 3건의 변이가 국내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바이러스 변이는 대변이(Antigenic shift)와 소변이(Antigenic drift)로 나눌 수 있다. 소변이의 경우 바이러스 염기서열이 조금씩 바뀌어 한 번 만들어 놓은 백신과 치료제의 효과가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변이가 쌓여 대변이가 일어날 경우엔 현재 개발 중인 백신과 치료제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이는 하루 빨리 유행 확산을 억제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의료체계 붕괴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 환자와 의심환자, 독감 환자가 섞여 들어온다면 현재의 상황에선 우리 의료체계가 이를 감당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대유행의 근원지가 되고 있는 서울은 병상 780여 개 중 이미 60%인 480여 개를 사용 중이다. 당장 19일부터 태릉선수촌에 380여 병상을 마련해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하고, 이후 250병상 규모의 한국전력 인재개발원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이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순 없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브리핑에서 “지금 바로 유행상황을 통제하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진자가 증가할 것”이라며 “의료시스템의 붕괴나 막대한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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