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좌고우면 말라” 압박… 尹, 침묵 이어가며 장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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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검사장 회의 보고서 전달받고… 7일 휴가중에 “지휘 이행” 입장문
尹, 법조계 원로들에게 조언 구해… 일각 “특임검사 제안할것” 예상도
수사팀 “마무리되는대로 결과 공개”

“법무부 장관은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최종적인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는 위치에 있으므로 검찰총장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장관의 지휘 사항을 문언대로 신속하게 이행해야 한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7일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다시 압박했다. 추 장관이 2일 헌정 사상 두 번째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는데 윤 총장은 7일까지 닷새 동안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28분 620자 분량의 입장문을 냈다. 추 장관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청법 8조는 지휘 배제를 포함하는 취지의 포괄적인 감독 권한도 장관에게 있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총장의 지휘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장관이 이를 바로잡지 못한다면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고 민주주의 원리에도 반한다”며 수사지휘권 발동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6일 윤 총장으로부터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한 전국 고검장과 검사장회의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전달받았는데, 그 다음 날 입장문을 통해 보고서의 다수 의견을 반박한 것이다. 보고서에는 “총장의 지휘감독을 배제한 것은 위법 또는 부당하며, 중립적인 특임검사 도입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날 하루 연차휴가를 낸 추 장관은 휴가 중에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공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입장문은 장관의 수사지휘 사항에 대해 (윤 총장이) 빠른 답변을 내놓으라는 뜻”이라며 “추 장관은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윤 총장은 전직 검찰총장 등 법조계 원로들에게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선 윤 총장이 추 장관에게 채널A 이모 전 기자의 신라젠 취재와 관련해 특임검사를 제안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기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검사장급 팀장을 추가로 투입하되 수사팀의 계속 여부를 놓고 대립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윤 총장은 지휘를 하지 말고 결과만 보고받는 ‘제3의 안’이 일각에서 거론된다. 하지만 추 장관은 3일 “특임검사 임명은 장관 지시에 반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에 대한 수용 여부를 미루면서 일선 검사들도 검찰 내부통신망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는 게시글을 통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수사 및 비정상적인 행태 이후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며 “편파 수사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적극 해명하고, 해명하지 못하겠다면 특임검사에게 수사권을 넘기라”고 주장했다.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는 같은 날 오후 6시경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가능한 범위에서 그 결과를 말씀드리겠다”는 답글을 올렸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기자
#법무부#추미애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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