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가 구급차 막아 80대 환자 숨졌다”

한성희 기자 입력 2020-07-04 03:00수정 2020-07-0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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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사고처리 요구해 이송지연”
경찰, 사망원인 관련 조사 착수
응급환자가 탄 구급차를 막아선 택시로 환자 이송이 늦어져 환자가 사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8일 오후 3시 15분경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의 한 도로에서 사설 구급차가 차로를 변경하다가 택시와 가벼운 접촉 사고를 일으켰다. 목적지인 강동경희대병원을 100m 앞두고서다. 당시 구급차에는 폐암 4기 환자인 80대 할머니가 타고 있었다. 이때 구급차 운전자가 “응급환자가 있으니 우선 병원에 모셔다 드리자”고 했지만, 택시 기사는 “사건 처리가 먼저다. 환자가 사망하면 내가 책임지겠다”며 막아섰다고 한다.

약 10분간 실랑이 끝에 환자는 119 신고로 도착한 다른 구급차에 옮겨 타고 병원에 이송됐다. 그날 오후 9시경 80대 할머니는 응급실에서 사망했다. 택시 기사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되면서 수사에 나선 서울 강동경찰서는 구급차에 탔던 환자의 사망 원인이 교통사고와 관련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당사자인 택시 기사 등을 불러 16일 1차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80대 할머니의 아들인 김모 씨(46)는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란 제목의 국민청원을 올렸다. 김 씨는 택시 기사가 실제 환자가 탔는지 확인한다며 구급차 문을 열고 어머니 사진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어머니는 이 과정에서 무더운 날씨에 갑자기 노출되며 쇼크를 받아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청원에는 3일 오후 10시 현재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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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접촉사고#택시 업무방해#경찰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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