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전 물티슈로 책상 닦고 친구들과 거리두기…일상 바뀐 학교

  • 뉴스1
  • 입력 2020년 6월 3일 1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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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1, 중2, 초3·4학년 등교 개학 첫날인 3일 오전 부산 금정구 서동 서명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 News1
고1, 중2, 초3·4학년 등교 개학 첫날인 3일 오전 부산 금정구 서동 서명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 News1
“개인 물티슈 가지고 왔나요~1장을 꺼내서 책상 위를 닦아볼까요.”

3차 등교개학이 시작된 3일 오전 부산 금정구 서명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수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항균필름이 붙여진 책상 위를 물티슈로 깨끗이 닦는 일부터 시작했다.

책상 위에는 갑티슈나 두루마리 휴지가 올라왔고 개인마다 위생물품을 보관하는 꾸러미나 함도 나타났다.

이들은 이미 교문 앞에서 발열체크와 손소독제로 1차 방역망을 거친 뒤였다.

바이러스 균을 없애기 위한 사소한 예방수칙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상이 자리잡았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이날 오전 9시7분쯤 3학년 1반 담임교사는 물티슈로 책상 위를 닦고 집에 가기전에도 비말이 튀었을지 모르는 책상 가림막 안쪽을 청소하도록 아이들을 지도했다.

이날 첫 등교수업을 시작한 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책상을 닦은 물티슈를 버릴 때도 1m 간격을 유지하면서 한 명씩 쓰레기통으로 향했다.

오전 8시50분쯤 자녀와 함께 등굣길에 나선 윤민주씨(34·여)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 아이가 친구들 만난다고 엄청 들떴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예방수칙에 따라 친구들과 거리를 두라고 말하긴 했지만 아이가 오랫동안 못 본 친구들과 다시 만나기를 너무나 기대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서로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윤씨의 자녀 이예은양(9)은 엄마를 향해 빨리 오라고 수 차례 손짓을 하면서 교문까지 펼쳐진 오르막길을 뛰어가고 있었다.

이양은 “설레고 기분 좋다”며 “마스크 쓰는 게 힘들긴 하겠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친구들과 거리두기를 해야 하고 더이상 예전처럼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은 너무 아쉽다”며 “친구들을 만나면 재미있는 놀이를 가장 하고 싶었다. 귀여운 캐릭터 같은 걸로 하는 ‘지우개 놀이’”라면서 웃었다.

학교가 최일선의 방역 관문인 ‘자가진단 설문항목’ 안에 코로나19 관련 증상을 보다 세분화하고 수시로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오전 9시쯤 초등학생 자녀를 데려다 주고 발걸음을 돌리던 박정민씨(41·여)는 “인근에 있는 부산 내성고에서 코로나19 고3 확진자가 나와서 걱정을 했었다”며 “자가진단에는 열, 기침 등은 있지만 설사와 복통은 체크란에 없기 때문에 개선돼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유증상 가운데 설사나 복통 같은 소화나 위장장애도 나타나는만큼 교육당국에서 자가진단 항목에 신속하게 반영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부모 정경숙씨(43·여)도 자가진단 개선에 대한 필요성를 제기하고 “설사와 복통도 체크할 수 있는 추가 항목이 필요할 것 같다”며 “아이들이 마스크는 생각보다 잘 쓰고 있지만 곧 무더위가 시작될 텐데 걱정”이라고 했다.

실제로 학교에 다녀온 아이들이 더위를 호소하거나 귀가 아프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명초는 손잡이나 사람 손이 자주 닿는 도구를 통해서도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는 방역당국의 발표에 따라 위생복과 장갑을 착용한 조리원들이 직접 대면배식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은 부산지역 초등학교 3·4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2학년 재학생 10만2572명이 3차 등교수업을 시작했다. 등교수업 방침에 참여하는 부산지역 전체 학교는 유치원 385곳, 초·중·고등학교 625곳으로 집계됐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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