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 직업 감추고 10명 감염 시킨 ‘이태원’ 방문 인천 학원강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3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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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학원 강사가 직업과 동선을 숨기다 3차 감염까지 발생했다. 이 강사와 접촉한 학원 및 개인교습 수강생과 이들의 가족, 동료 강사 등 10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학원 강사가 직업과 동선을 숨기다 3차 감염까지 발생했다. 이 강사와 접촉한 학원 및 개인교습 수강생과 이들의 가족, 동료 강사 등 10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 과외 교습생의 어머니 등 10명 감염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미추홀구에 실제 거주하는 학원강사 A 씨(25)는 이달 2, 3일과 5일 이태원 킹클럽을 찾았다. 3일에는 확진 판정을 받은 지인(21)과 이태원 주점에서 만났고 5일에는 확진 판정을 받은 다른 지인(34)과 이 지인의 인천 자택에서 만났다. A 씨는 코로나19 증상을 느끼지 않았으나 방역당국이 이태원 클럽 방문자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한 점을 고려해 미추홀구 보건소를 찾았고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천 지역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명 무더기로 발생했다. 1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연수구 2명, 미추홀구 3명, 중구 3명 등 총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8명은 이달 2일~3일 서울 이태원 클럽 및 포차를 방문했다가 9일 확진판정을 받은 미추홀구 소재 세움학원 학원강사이자 인하대 4학년에 재학 중인 A씨(25·인천 102번째)의 접촉자로 확인됐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연수구 2명, 미추홀구 3명, 중구 3명 등 총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은 이날 인천 미추홀구 소재 세움학원 모습. 2020.5.13 /뉴스1
인천 지역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명 무더기로 발생했다. 13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연수구 2명, 미추홀구 3명, 중구 3명 등 총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8명은 이달 2일~3일 서울 이태원 클럽 및 포차를 방문했다가 9일 확진판정을 받은 미추홀구 소재 세움학원 학원강사이자 인하대 4학년에 재학 중인 A씨(25·인천 102번째)의 접촉자로 확인됐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연수구 2명, 미추홀구 3명, 중구 3명 등 총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은 이날 인천 미추홀구 소재 세움학원 모습. 2020.5.13 /뉴스1

A 씨와 직접 접촉한 2차 감염자는 모두 9명이다. A 씨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인 6일 미추홀구 학원에 출근해 오후 7~11시 근무했다. 미추홀구 학원 동료 강사(20)와 수강생인 고교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구 학생 수강생인 고교생 3명도 감염됐다.

개인 교습을 하던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의 한 가정에서도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먼저 교습을 받은 쌍둥이 남매(13)와 어머니(46)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씨는 7일 쌍둥이 어머니와 대화를 나눴다. 쌍둥이 남매에게 다른 과목을 가르치던 여성(34)도 추가 감염됐다. 이 여성은 A 씨와 따로 접촉한 사실이 없다. 강원 원주시 직장에서 근무하는 쌍둥이 아버지(48)도 검체 검사를 받았으나 13일 음성으로 나타났다. 앞서 쌍둥이 아버지의 직장은 쌍둥이 아버지 접촉자 20여 명을 자가격리 조치했다.

● 직업 감춰 사흘 지나서 접촉자 진단 검사

A 씨는 9일 확진 판정을 받기 전 인천과 서울 등을 오가며 일상적인 생활을 이어갔다. 6일에만 학원, 음식점, 마트 등 7곳을 찾았다. 7일 오후 9시 5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 반까지는 서울 마포구의 한 주점을 다녀갔다. 8일 낮 12시에는 미추홀구의 한 체육시설을 찾아 1시간 정도 머물렀다.

하지만 A 씨는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기초 역학조사가 진행될 당시 직업을 확인하는 역학 조사관의 질문에 ‘무직’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동선과 관련한 A 씨의 진술이 정확하지 않다고 판단한 방역 당국은 9일 경찰에 휴대전화 위치정보(GPS)를 조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12일 경찰로부터 받은 위치 정보와 A 씨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자 심층 재조사에 들어갔다.

A 씨는 “학원강사”라고 말했고 미추홀구 학원과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아파트에서 개인과외를 했다고 역학 조사관에게 털어놓았다. 그는 또 최초 역학조사에서 “6일 오후 6시에 귀가했다”고 주장했으나 추가 역학조사 결과 당일 오후 학원에서 강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방역 당국은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사흘이 지나서야 학원 수강생과 개인과외 학생 등 19명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할 수 있었다. 박규웅 인천시 보건국장은 “대학 4학년인 A 씨는 아직 졸업하지 못했다. 편법으로 학원 강의를 해 동선과 직업을 속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직업과 동선을 거짓으로 진술하고 학원 강의 사실 등을 숨긴 A 씨에 대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 확진자 다녀간 교회에도 ‘비상’


확진자들이 주말 다녀간 교회도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 가운데 2명이 예배에 참석했던 미추홀구 교회(교인 700여 명)와 동구 교회(교인 350여 명)에 진단검사가 12일 오전 9시부터 미추홀구 운동장에서 워크스루 방식으로 진행됐다. 방역당국은 이들 교인들에게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고 대인 접촉을 피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천시 교육청은 13일 오후 5시까지 학원, 교습소 등 5589곳의 종사자들이 이태원 신촌 등을 방문했는지 여부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다. 인천지역 학원과 교습소 종사자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내국인 1만1524명, 외국인 391명 등 1만1915명이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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