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차에 치인 60대 지적장애인, 3일 만에 숨진채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2일 14시 41분


차에 치인 뒤 힘겹게 귀가 장면 CCTV 담겨
뺑소니 운전한 20대 도주치사 혐의로 구속

동아일보 DB
동아일보 DB
뺑소니 차량에 치인 60대 지적장애인이 귀가한 뒤 3일 만에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뺑소니 운전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로 붙잡혀 구속됐다.

22일 강원 철원경찰서에 따르면 8일 오전 9시 5분경 철원군 갈말읍에서 혼자 살며 고물 수집을 하는 지적장애인 A 씨(61)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웃 주민이 집을 방문했다가 숨진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결과 늑골 골절 등 외력에 의한 충격으로 사망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수사를 시작한 경찰은 A 씨 집 주변 CC(폐쇄회로)TV를 확인해 A 씨가 다리를 절며 힘겹게 수레를 끌고 가는 모습을 찾아냈다. 또 집에서 600m가량 떨어진 왕복 2차선 도로에 설치된 CCTV를 분석한 결과 5일 오전 5시 20분경 승용차가 A 씨를 치고 달아나는 장면을 확인했다.

승용차 운전자인 B 씨(26)는 길가에서 수레를 끌고 가던 A 씨를 친 뒤 차를 세우고 내렸다. B 씨는 쓰러져 있는 A 씨를 잠시 살펴보고는 차를 타고 달아났다. 현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A 씨는 약 1시간 뒤 깨어나 집으로 돌아갔다.

B 씨는 경찰에서 “A 씨의 상태는 확인하지 못했고, 겁이 나 달아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토대로 뺑소니 운전자 B 씨를 검거했다. 철원경찰서 관계자는 “사고 즉시 신고를 하고 구호조치를 했다면 사망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명 피해가 있는 교통사고는 반드시 구호조치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철원=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