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시작되는 최장 6일간의 황금연휴(4월30일~5월5일) 기간 제주에 관광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돼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곳으로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재확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연휴 첫날인 30일 김포~제주 노선 항공권은 80% 정도 예약이 마감된 상태다. 셧다운된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7개 항공사는 이날 김포~제주 편도 기준 총 129편의 항공편을 띄우는데 이 중 102편이 매진됐다. 나머지 항공편 역시 잔여석이 20석 이내로 예약률이 높다.
항공권 가격 역시 최저 8만원대에서 11만원수준에서 판매되고 있다. 제주항공의 경우 주중 9900원, 주말 2만원대를 형성하다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30일과 5월1일 양일간 항공권 가격이 10만6500원으로 올랐다. 코로나 여파로 1만원도 채 안 되던 제주행 티켓값이 평년 수준으로 조정된 것이다.
이외에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등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단했던 대구~제주 노선도 잇따라 재개할 방침이다. 제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항공편도 정상화하는 것이다.
제주지역 골프장은 일찌감치 예약이 끝났다. 제주도 골프장 실시간 부킹정보서비스 앱 ‘섬프로’에 따르면 5월 1∼2일 제주도 내 운영 중인 골프장 28곳의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호텔도 상황은 비슷하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제주신라호텔과 롯데호텔 제주는 황금연휴 기간 객실 예약률이 평균 90%대를, 일부 일반 호텔도 70%대 예약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황금연휴 기간 제주지역에 외부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제주 방역당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제주 지역은 전국 시도별 가운데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적게 발생한 곳으로 이날 0시 기준 제주지역 코로나19 누적 확진환자는 13명이다.
신규 확진자 역시 지난 14일 추가된 1명 이후 일주일 넘게 0명을 기록 중이며, 현재 치료 중인 확진자도 5명에 불과하다.
앞서 지난달 제주도는 해외 입국해 확진 판정을 받은 강남 거주 유학생으로 인해 지역감염 우려를 겪은 바 있다. 당시 해당 유학생과 어머니는 유증상 상태에서 4박5일간 도내 주요 관광지 20여곳을 방문해 접촉자 100여명이 격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당분간 고강도 거리두기 방역체제를 유지하고 공항, 항만 등 방역을 평소보다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제주공항 선별진료소 인력과 장비를 추가 투입해 유증상 국내 입도객도 제주시 내 선별진료소가 아닌 공항에서 검사를 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주요 관광지 29곳의 폐쇄도 유지한다.
하지만 문제는 무증상 전파 위험을 어떻게 차단하느냐다. 발열 카메라로도 걸러낼 수 없는 무증상 감염자를 발견하기 위한 뚜렷한 방법이 없는 상태다.
제주도 관계자는 “방법은 전수검사밖에 없는데 현재 일일 평균 국내 입도객수가 1만5000여명이 넘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다만, 기내에서부터 증상 유무를 가려내 진단검사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설문지를 강화하거나 입도 뒤 방역지침 홍보를 강화하는 쪽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