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면 바이러스 종식?…신종 코로나 최대 잠복기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2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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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감염 사례가 다양해지면서 이 바이러스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도 늘고 있다. 말 그대로 ‘신종’인만큼 아직 연구는 초기 단계지만, 각국에서 바이러스 배양에 성공하면서 정체 규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는 어느 정도인지, 날이 따뜻해지면 약해지는지, 완전 종식은 가능한지 등에 대한 논란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Q&A로 정리했다.

―잠복기가 뭔가.

“바이러스 또는 세균이 체내에 침입해 발병하기 전까지의 기간이다. 잠복기에는 일반적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잠복기에는 ”속에서 바이러스와 면역계가 만나 싸우느라 바이러스의 양이 타인에게 전염될 만큼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는 14일이라고 해왔는데, 뒤늦게 잠복기 논란이 생긴 이유는.

”28번째 확진 환자(31·여) 때문이다. 3번 환자(54)와 장기간 동행한 28번 환자는 3번 환자와의 마지막 접촉일로부터 17일 째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신종 코로나 잠복기를 넘어선 사례다.“

―중국에서는 잠복기가 24일에 달한다는 논문도 나왔다던데.

”그렇다. 중국 호흡기 질병 권위자인 중난산(鍾南山) 국가위생건강위 고위급 전문가팀장이 이끈 연구진은 최신 논문에서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는 중간값이 3.0일이며 범위는 0~24일이라고 밝혔다. 잠복기가 최대 24일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

―그렇다면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가 14일보다 긴 것인가.

”반드시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다. 우선 28번 환자의 사례를 두고 질병관리본부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28번 환자가 기존에 복용하던 진통소염제와 항생제 때문에 감염 초기에 증상을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질본은 전 세계에서 통용중인 14일이라는 잠복기를 중국 논문 하나로 변경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잠복기가 달라지면 무엇이 바뀌나.


”의심환자를 관리하는 격리 기간 등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지금까지 최장 잠복기 14일을 격리 기간으로 설정해 왔다. 14일 간 증상이 없으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잠복기 기준을 늘리면 격리 기간도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바이러스마다 잠복기가 다른가

”그렇다. 비말로 옮는 독감 바이러스는 1~4일, 장티푸스균은 3~60일까지 잠복기를 보인다. 또 같은 질환이더라도 개인의 면역력, 침입한 병원체의 양에 따라 잠복기가 달라지기도 한다.“

―날이 따뜻해지면 신종 코로나가 끝날 거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는데.

”보통 바이러스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지면 약해지기 때문에 그런 전망이 나온다. 대표적인 경우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다. 사스는 2002년 겨울에 처음 등장해 이듬해 여름에 소멸했다. 방지환 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가 날이 따뜻해지는 여름 쯤 되어야 정리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단하기는 어렵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는 한국에서 2015년 5월에 시작해 그 해 겨울이 되어서야 완전히 끝났다.“

―신종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긴 할까.


”단정할 수 없다.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인 사스는 완전히 없어졌지만 메르스는 중동 지역의 풍토병으로 자리잡았다. 신종 코로나가 지금보다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퍼지면 계절마다 유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8개월 안에 백신 개발이 가능하다고 했다던데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들이 바이러스를 분리해 분석하는 단계다. 중국과 홍콩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 백신을 개발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동물실험과 임상시험까지 마무리하려면 최소 1년이 필요하다는 게 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신종 코로나는 어떤 치료제를 써야 하나.

”감염자가 평소 건강하고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자가면역으로도 치료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고령자와 중증 환자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적극 사용하기를 권한다. 3번 환자를 치료한 명지병원 의료진은 에이즈 치료제인 ‘칼레트라’가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지원기자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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