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10곳 중 7곳 환기필터 ‘먼지·곰팡이’…최대 9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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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2월 6일 1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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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아파트 환기시설 필터.(한국소비자원 제공)
오염된 아파트 환기시설 필터.(한국소비자원 제공)
수도권에 위치한 아파트 10곳 중 7곳은 환기설비의 필터 교체 주기를 한참 넘겨 미세먼지를 잡아내는 공기정화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해 7~12월 수도권 아파트 24곳에 대한 환기설비 인지도와 사용 빈도, 필터 관리 주기 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서울 강남·성북과 경기 하남·광명·성남·화성·김포·용인·평택 등 2006년 이후 환기설비 설치가 의무화된 아파트 24곳이다. 주 평균 환기 횟수는 약 3회, 회당 평균 환기 시간은 약 1시간40분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의 ‘환기설비 유지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환기설비 필터의 권장 교체 주기는 약 3~6개월(약 2000~4000시간)이다.

그러나 조사 대상 20곳에 설치된 필터 모두 최소 2년에서 최대 9년까지 교체되지 않아 먼지가 많이 쌓였고, 심지어 곰팡이가 핀 것도 있었다. 또 20개 중 14개(70%)는 공기정화 성능이 60% 미만이었으며 3개는 60~70% 미만, 3개는 70~85% 미만이었다.

이중 일부는 사용시간이 권장 교체주기인 1000시간 안쪽이었지만 장착 기간이 2~6년으로 오래되면서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필터의 공기정화 성능이 떨어지면 내·외부의 미세먼지에 더 많이 노출되면서 건강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필터를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터 성능검사는 필터가 설치되어 있는 20곳에 대해서만 실시됐으며, 나머지 4곳은 환기설비 내 공기필터가 없었지만 거주자들이 이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조사 대상 아파트 24곳 중 20곳(83.3%)은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가 발령된 날에도 관리사무소를 통해 환기설비를 가동하라는 안내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7곳(29.2%)의 거주자는 세대 내 환기설비 위치를, 14곳(58.3%)의 거주자는 필터 교체의 필요성을 알지 못했다. 18곳(75.0%)의 거주자는 필터에 내구연한이 있다는 사실을 몰라 2년 이상 된 노후필터를 쓰고 있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토교통부에 ‘아파트 환기설비 유지관리 매뉴얼’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또 각 지자체에는 관리사무소가 아파트 주민들에게 환기설비 사용·관리, 주기적인 필터 교체 안내를 의무화 하도록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에 관련 사항을 규정하는 조례를 제정해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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