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일” 박능후 발언 후폭풍…“2차 가해” 사퇴요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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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3일 0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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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성남 소재 어린이집 또래 성폭력 의혹에 대해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다”고 말한 후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주무부처인 복지부 장관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는 것.

복지부가 사과문을 발표하며 수습하려 했지만, 누리꾼들은 박 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있다.

박 장관은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성남 소재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아동 간 성폭력 의혹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의에 “어른들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 그런 관점으로 봐선 안되고 하나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는데…”라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이 사안이 심각하다며 질책해도 “그 문제로 전문가들을 몇 번 만났다”라면서 종전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박 장관이 피해 아동과 부모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2차 가해자로 처벌을 원한다. 저 조차 심장이 벌렁거리는데 피해자 부모님들은 어떨지 너무 걱정된다”,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저런 걸 정상적인 발달 과정이라니, 세상에”, “당신 손녀면 어떻게 하겠나, 말이면 다 말인가? 어떤 심리학자가 그따위 말을 했나”, “능력은 둘째치고 감성지수가 국보급” 등의 의견을 게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보건복지부는 이날 보도자료와 공식 트위터 등을 통해 “장관의 견해가 아닌 아동의 발달에 대한 전문가의 일반적인 의견을 인용한 것이며, 사실관계 확인 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라며 “ 피해 아동과 부모, 그리고 사건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국민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발언으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이와 함께 관련 기관과 피해 아동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 치료를 최우선으로 진행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복지부의 사과 이후에도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부처 명의 사과는 진정성이 없다며 박 장관이 직접 나와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누리꾼들은 “마땅히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공적 자리에 앉은 사람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식으로 발언한 것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정부부처가 사과문을 고작 SNS에 올리고 있다”, “가해자 옹호는 피해자에게 한 번 더 가해한 거나 마찬가지다”, “2차 가해하고 몇 글자로 사과” 등이라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었음을 지적했다.

트위터 등 일각에서는 ‘박능후_보건복지부장관_사퇴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박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100명 이상이 사전 동의한 상태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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