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찾은 대학원생 “조국 딸 장학금, 내겐 하늘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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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4일 16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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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2019.10.4/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2019.10.4/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이 다녔던 고려대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이 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좌절감을 토로하고 정부에 쓴소리를 내놨다.

이후 여당 의원들은 참고인에게 국감 참석 의도와 ‘소속’ 등을 물었고, 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양측 간 고성이 오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고용부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은 청년 정책 전반에 관한 참고인으로서 고려대 대학원생 임효정씨를 발언대에 세웠다.

정부가 청년의 실제 경험담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는 취지에서다.

발언대에 선 임씨는 “저와 제 친구들은 지금 취업도 학업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조국 장관 사태를 지켜보며 무기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임씨는 “최근 대학원생 사이에서는 고등학생이 2주 만에 쓰는 논문을 우린 붙잡고 있으니 자성하자고 농담한다”며 “장학금 받았다는 것에도 기가 막혔다. 불공정과 부조리를 눈 앞에서 보고도 옳지 않다고 얘기하지 않는, 더이상 상식과 합리적 판단이 무너진 사회에서 더 뭘하나 싶다”고 토로했다.

전일제 대학생으로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임씨는 가스비조차 내지 못해 곧 가스를 끊겠다는 통지를 받았었다며, 당시 “돈 없는 게 죄인 거 같고 숨이 턱 막혔다”고 회상했다. 또 “대학원생은 연구실에 들어가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자비로 대학원을 다녀야 하고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국 장관의 딸이 받은 장학금이란 “대학원생에게 하늘의 별 따기”라며 “정부가 최저임금을 점점 올리면서 인턴과 알바 구하기마저도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용부의 일자리사업 등 정부 정책의 도움을 받기는 몹시 어려웠다고 전했다.

임씨는 “청년 일자리사업을 찾아본 적 있지만, 실제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은 없었다”면서 “인지도가 낮고 프로그램이 많아서 혼란스러웠다. 주변에선 실질적 도움이 된다기 보다는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사실 조국 자녀 입시비리와 관련해 집회가 4번이나 열리는 동안 가지 않았다. 지금 정부와 여당을 찬성해 안 간 것이 아니다”라면서 “주변 친구들은 분하고 답답하고 100번은 외치고 싶지만 당장 근로장학생인 데다가 학비와 생계 걱정에 80년대처럼 대학만 나오면 취업이 보장된 시대가 아니라서 갈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임씨는 “열심히 하면 잘 살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버텨왔지만 이젠 헛된 꿈을 꾼 것 아닌가 무섭다”며 “정부 관계부처에서 오신 분들께 말씀 올린다. 전일제 대학원생들이 실제 필요로 하는 대책을 만들어 주시고, 이제라도 청년 목소리를 실제로 듣고 결과가 공정히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 주시라”고 당부했다.

이후 추가 질의를 요청한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에서 본인이 가담하고 있는 단체나 직위가 있는가” 물었고, 임씨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에 임씨를 참고인으로 부른 신보라 의원은 이 의원에게 “용기 있게 나선 청년에게 소속 등을 물으며 낙인찍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발끈했다. 그는 “(청년 정책 참고인으로 출석했는데) 조국 장관 딸 얘기가 몇차례 나와서 ‘오늘 (나온) 의도가 뭐지?’ 국민이 다 그렇게 봤을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궁금해 할 것을 물었다”라고 억울함을 표시했다.

여기에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까지 “조국 사태는 대한민국 불공정의 가장 핵심 단면을 보여주는 인사”라고 거들면서 여권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졌으며, 의원들 사이 잠시간 고성이 오갔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전일제 대학원생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우선 있는 사업을 잘 알려야 할 책임이 있단 생각이 들었고 둘째는 전일제 대학생의 경우 우리가 좀 놓친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혹 빠진 부분이 있을지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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