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동생에 최고점·채용공고없이 면접…공기업 채용비리 백태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30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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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전KPS주식회사,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임직원 친인척에게 취업 특혜를 주는 채용비리를 일삼아 온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밝혀졌다.

LH는 면접평가위원이 자신의 친동생에게 최고점을 부여하고 채용을 진행했으며, 한전KPS의 경우 임직원의 친인척 또는 지인을 통해 채용사실을 알고 지원한 75명을 뽑기도 했다.

감사원은 30일 이같은 내용의 ‘비정규직의 채용 및 정규직 전환 등 관리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의 비정규직 채용 및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임직원 친인척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됨에 따라 진행됐다.

감사원은 교통공사를 포함해 언론에서 비위 의혹이 제기된 기관 중 정규직 전환 규모가 큰 Δ인천국제공항공사 ΔLH Δ한전KPS Δ산업인력공단 등 총 5개 기관에 대한 감사를 실시, 총 31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해 채용업무를 부당하게 한 관련자 등 72명(27건)에 대해 신분상 조치요구했다. 그 중 29명은 검찰에 수사요청 및 수사참고자료로 통보했다.

감사 결과 LH는 기간제·파견근로자 등 비정규직 채용 시 임직원이 면접위원으로 참여해 동생에게 최고점을 부여하거나 채용담당자에게 자녀 등 친인척의 채용을 청탁하고 채용담당자는 이를 들어주는 식으로 친인척 5명을 부당하게 채용했다.

실제로 LH의 A센터장은 기간제 근로자 채용 시 면접평가위원으로 참여해 친동생에게 최고점을 부여하고 2017년 4월 채용했다.

LH의 한 임직원은 파견근로자로 자신의 조카를 채용시키기 위해 채용담당자에게 조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채용해줄 것을 부탁했다. 채용담당자는 조카만을 불러 단독으로 면접을 진행한 후 2017년 4월 채용하기도 했다.

부당 채용된 친인척 5명은 모두 같은 해 12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감사원은 LH 사장에게 동생의 면접을 직접 본 A센터장을 강등하고, 조카 채용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정직 등 징계처분하라고 요구했다.

한전KPS는 비정규직 채용 시 채용공고 상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4명과 허위 경력증명서를 제출한 1명을 부당하게 채용했다.

또 관련 지침과 달리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채용공고하지 않았고, 임직원의 친인척 또는 지인을 통해 채용사실을 알고 지원한 75명을 선발했다. 그중 임직원 자녀의 채용 청탁 사례도 있었다.

한전KPS B사업처의 한 임직원은 계약직에 공석이 발생하자 자신의 아들을 채용해달라고 채용담당자에게 부탁했다. 채용담당자는 채용공고 없이 이 직원 아들에 대해 단독 면접을 진행 후 2015년 11월 채용했다.

이렇게 채용된 80명 모두 지난해 4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감사원은 한전KPS주식회사 사장에게 채용업무를 부당하게 진행한 관련자 11명에 대해 경징계 이상 처분하도록 문책요구하고, 허위 경력증명서 제출자에 대해 인사규정에 따라 합격을 취소하도록 시정요구했다.

이외에도 산업인력공단은 2014년 이후 채용공고 등의 절차 없이 직원의 친인척 등 14명을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거나, 업무와 관계 없는 특정경력을 응시자격으로 제한해 퇴직직원 3명을 뽑았다.

시험응시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자가 시험전형에 참여해 전 지사장의 자녀 등 4명을 채용했으며, 공고 등 채용절차가 필요한 계약직 직원임에도 채용절차가 필요 없는 일용직 근로자로 직원의 친인척 등 124명을 뽑기도 했다. 전 지사장의 자녀는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감사원은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에게 앞으로 비정규직 채용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요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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