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위안부 매춘’ 망언에 대자보…“혐오발언, 강단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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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3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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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의 위안부 논란 발언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어있다. © News1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의 위안부 논란 발언을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어있다. © News1
류석춘 연세대 교수가 강의 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언급하고, 의문을 표하는 학생에게 “한번 해보겠느냐”고 물어봐 논란이 된 가운데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들이 학내에 규탄 대자보를 붙였다.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 ‘프로미스’는 23일 “궁금하면 (교수님이) 한 번 읽어보실래요? 강의 중 혐오발언을 자행한 류석춘 교수를 강력히 규탄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중앙도서관 앞에 게재했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자신의 ‘발전사회학’ 강의 도중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갔던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자발적으로 매춘에 나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류 교수는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며 “매춘은 오래된 산업이고, 많은 국가가 매춘을 용인하고 있는데 일본만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생이 ‘위안부 피해자는 자발적으로 간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묻자 류 교수는 “지금 매춘하는 사람들은 부모가 판 것인가”라며 “살기 어려워서 (제발로) 매춘하러 간 것”이라는 답을 했다고 한다. 류 교수는 “지금도 매춘 들어가는 과정이 딱 그렇다, 매너 좋은 손님에게 술만 팔면 된다고 해서 하다보면 그렇게 된다”며 “궁금하면 한번 해볼래요?”라고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 교수의 발언을 두고 ‘매춘을 권유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자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는 “21일 임시집행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류 교수의 강의 중 발생한 혐오발언 대응의 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수님. ‘매춘’은 그 누구에게도 권유할 수 없습니다”라며 “‘궁금하면 한 번 해볼래요?’라며 학생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권유하는 것은 개인에 대한 인격모독이자 성희롱”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질의응답 역시 수업의 일부가 아니었느냐”라며 “토론은 인격체 간 대화로 이뤄져야 하나, 당시 발언은 명백한 혐오발언이었고 많은 학생들이 불쾌감을 느꼈다고 제보했다”고 지적했다.

학생회는 “교수님, 강의실은 권력의 공간입니다”라며 “강의실에는 교수와 학생이라는 위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교수는 학생에게 불이익을 줄 권한을 갖고 있고, 그렇기에 학생은 교수에게 쉽게 맞서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강의실의 실세는 교수님이고, 권력자가 하는 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며 “수업 중 인권침해 발언은, 그러한 발언을 하더라도 위협받지 않는 교수님의 권력을 이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생회는 “수업다운 수업을 위해 필요한 것은 교수님께서 강단을 떠나시는 일”이라며 “강의 중 혐오발언에 대해 해당 수업 수강생 모두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학교본부를 향해서는 Δ교원징계위 회부 Δ수업 배제 조치 Δ수업권 침해 방지를 촉구했다.

류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수업 중 매춘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에 일부 학생들이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 번 해볼래요?“라고 말한 것‘이라며 ”이 발언은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총학생회와 대학당국이 이번 발언을 두고 진의를 왜곡한 채 사태를 혐오발언으로 몰고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며 ”강의실에서의 발언을 맥락없이 비틀면 명예훼손문제도 고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대는 학교 차원의 조사에 착수하는 한편, 류 교수의 해당 교과목에 대해 강의 중단 조치를 단행했다. 연세대는 이날 ”소속 교수의 강의 중 발언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유감을 표한다“며 ”지난 19일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윤리인권위원회(성평등센터)의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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