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형사 김복준 씨 “전화기 잡고 한참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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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9일 1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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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균 전 총경(좌)과 김복준 연구위원(우). 사진=유튜브 채널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 캡처.
하승균 전 총경(좌)과 김복준 연구위원(우). 사진=유튜브 채널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 캡처.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 중 하나로 남아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30여년 만에 드러난 가운데,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전직 형사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은 “감격에 벅차오르는 하루”라며 심경을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19일 유튜브 채널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를 통해 “간밤에 거의 뜬눈으로 지새웠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소식을 접하고 이 사건의 현장 책임자였던 전 경기청 강력계장 하승균 총경과 통화를 했다”라며 “(하 전 총경은) 오늘 청으로 들어가시기로 했다고 하시면서 감격에 겨워 울먹이고 있었다”라며 “둘이서 전화기를 잡고 한참 울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늘은 있다. 비록 공소시효가 지나서 그놈을 처벌할 수는 없어도 반드시 검거해서 국민 앞에 세워야 한다던 우리들의 약속이 실현되는 날이 왔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 한두 달 정도 수사해서 전체 사건의 범인인지 판단하고 최종 결과를 낸다고 한다”라며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제게 마지막으로 포천여중생 살인 사건만 해결된다면 형사의 소명은 마무리될 것”이라며 “감격에 벅차오르는 하루가 시작된다”라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달 화성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내용의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바 있다. 당시 하 전 총경도 영상에 함께 출연했다.

하 전 총경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내 일생의 못 이룬 꿈”이라며 “비록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으로 처벌은 못한다 하더라도 (범인을 잡아서) 이 세상에 정의가 존재하는 걸 알게 하는 것이 퇴임한 형사의 (소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장기 미제로 남아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도 화성시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된 사건으로, 2003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이라는 영화로 제작돼 국민적 관심을 모아온 사건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미제수사팀은 올 7월 중순 오산경찰서(옛 화성경찰서) 창고에 보관돼 있던 증거물 중 속옷 등 화성 연쇄살인 사건 피해자들의 유류품 일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다시 감정을 의뢰한 결과 남성의 DNA를 발견했다.

경찰이 이를 유력 용의자의 것으로 보고 수감자 및 출소한 전과자의 것과 대조한 결과 현재 강간 살인죄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춘재의 것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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