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설립부터 운용까지…檢 칼날은 정경심 직접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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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7일 1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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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예방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19.9.17/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예방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2019.9.17/뉴스1 © News1
조국 법무부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36)가 구속되면서 검찰의 이른바 ‘조국 가족펀드’ 의혹 수사의 칼날은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로 직접 향할 전망이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는 지난 14일 조씨를 체포한 뒤 16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교사,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했다.

조씨는 정 교수와 두 자녀, 정 교수의 동생 정모씨와 두 자녀 등 6명이 13억8000만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 1호’의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코링크PE 설립이나 운용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케 하는 정황들을 확인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조씨로부터 정 교수에게 빌린 돈으로 코링크PE를 설립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가 2015년 말~2016년 초 조씨의 부인 이모씨에게 5억원을 송금했고, 조씨는 이 중 일부를 코링크PE 초기 대주주였던 김모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2016년 2월 코링크 PE를 설립해 지분 다수를 보유한 대주주가 됐다.

정 교수로부터 나온 5억원 중 절반이 코링크PE 설립에 투입됐고, 나머지는 이씨 이름으로 코링크PE의 투자처인 웰스씨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쓰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자녀와 2017년 7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10억5000만원을 투자했는데, 같은해 2월 동생 정모씨에게 3억원을 보내 투자하도록 하며 입출금 표시에 코링크PE를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 ‘KoLiEq’라고 적었다. 일주일여 뒤 정씨는 코링크PE 주식 5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정 교수가 동생 명의를 빌려 코링크PE의 지분을 차명소유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코링크PE는 비상장사인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를 코스닥 상장사인 교육사업 업체 WFM과 합병해 우회상장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장관 일가의 펀드 출자금 대부분인 13억8000만원 상당이 웰스씨앤티에 투자된 터라 웰스씨앤티가 우회상장이 됐을 경우 조 장관 일가가 큰 시세차익을 얻었을 수 있었다.

조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임하던 시기 코링크PE가 2차 전지 사업에 투하게 된 경위에도 의혹이 제기된다. 코링크PE는 2017년 10월 교육업체였던 에이원앤(A1N)을 인수한 뒤 2차 전지사업을 추가해 회사명을 WFM으로 바꿨다. 웰스씨앤티는 코링크PE 투자를 받은 뒤 사업목적에 2차전지를 추가하고,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의 2차전지 자회사인 IFM에도 13억원을 투자했다.

조씨는 지난달 최모 웰스씨앤티 대표와 통화에서 “(웰스씨앤티에서) IFM에 투자가 들어갔다고 하면 (문재인 정부의) 배터리 육성정책에 맞물려 들어간다. 완전히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며 “IFM에 연결되면 WFM과 코링크 전부 난리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정 교수는 WFM으로부터 작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자문료 명목으로 1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정 교수가 사모펀드 방식을 이용해 WFM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배분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정 교수가 지난달 중순 통화에서 조씨와 펀드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는 보도도 나왔다. 펀드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조씨가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도피성 출국을 하기 전이다.

조 장관이 지난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코링크PE의 ‘투자운용보고서’는 급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조 장관은 이 보고서를 보이며 “보고서를 찾아보니 ‘본 펀드 투자방침상 투자대상에 대해 알려드릴 수 없다’고 돼 있고, 상세한 내용에도 어디 투자했는지 자체가 적혀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증거인멸 의혹도 받고 있다. 정 교수는 경북 영주 동양대 교수연구실과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의 PC 하드디스크를 자산관리자인 한국투자증권 영등포지점 프라이빗뱅커(PB) 김모씨(37)를 통해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조 장관 일가의 재산관리를 수년간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 장관 일가가 조씨에게 사기를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오히려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케 하는 정황이 속속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정 교수가 동생 이름을 빌려 지분투자를 하고 펀드 운용에 개입한 것이라면 자본시장법·금융실명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 직접 주식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에도 위배될 소지도 있다.

조씨를 상대로 사모펀드 운용에 정 교수의 관여 여부 및 관여 정도를 확인한 뒤 정 교수를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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