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조심했는데…” 국내 첫 ‘돼지열병’ 발생 파주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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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17일 13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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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조심했는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최초로 발생한 경기 파주시의 한 양돈농가 농민은 깊은 한숨을 쉬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오전 6시 30분께 파주시 연다산동의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을 확진했다고 긴급 발표했다.

이후 아침 일찍부터 수많은 취재진들이 농가 주변으로 몰리면서 유일하게 농가로 이어진 주변의 좁은 농로와 뚝방길은 취재차량과 방역차량, 통제차량으로 뒤엉켜 혼잡을 빚었다.

방역당국은 농가 주변으로 2중·3중으로 통제소를 설치해 사람들의 출입을 막아선 가운데 방역차량과 살처분·매몰을 위한 중장비들이 아침 일찍부터 줄을 지어 농가 안으로 진입했다.

농장 근처 한 창고 주변에는 소독약 봉투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지난 봄 북한지역에 돼지열병이 발생했다는 소식과 함께 접경지역에도 비상이 걸린 직후 이 농가에서도 수시로 소독약을 뿌린 흔적으로 보였다.

잠시 후 방역차량들이 뿌린 소독약이 농가에서 300여m 떨어진 마을까지 날아와 시큼한 냄새를 풍겼다.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올해 5월 북한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린 이후 이 농장 주인과 인부들도 외부 왕래를 부쩍 줄이며 조심해 온 것으로 안다. 또 농장 주변에 주택이나 공장·창고, 차량통행도 거의 없어 어떻게 감염됐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확진판정을 받은 연다산동의 농가에서는 2450두의 돼지를 사육중인 가운데 이 농장주는 인근 파평면(1000두)과 법원읍(500두)에서도 가족이 양돈농장을 운영중이어서 방역당국은 이들 3곳의 돼지 3950두 모두를 살처분·매몰할 예정이다.

연다산동 농가의 경우 인근 3㎞ 반경에 돼지농가가 없고 추가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20여㎞ 떨어진 파주지역 돼지농가 대부분이 몰려있는 파평면의 경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곳의 농장주 김모씨(61)는 “9년 전 구제역 파동으로 자식 같은 돼지들을 땅에 묻었는데 또다시 이런 사태가 재발될까 두렵다. 특히 돼지열병은 백신도 없어 한번 퍼지면 양돈농가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양돈농가 양모씨(55)도 “가족들과도 접촉을 끊고 있다. 앞으로 1주일이 고비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파주시는 방역을 위해 140여 명을 투입해 주요 도로에 ‘가축이동통제소’ 12곳과 ‘거점소독지’ 3곳(낙하리, 두지리, 농기센터)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또한 이달 중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던 각종 가을축제와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당장 18일 개최 예정이던 수요포럼과 각종 직무교육도 취소하기로 했고 향후 계획된 행사와 축제도 개최 취소 또는 연기를 검토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 파주시에만 확진농가 포함, 돼지농가 95곳에서 11만 317두를 사육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으로, 주로 감염된 돼지의 분비물 등에 의해 직접 전염된다. 현재 가축전염병예방법상 제1종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치사율이 거의 100%에 달하지만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아 한번 발생할 경우 양돈 산업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다.

(파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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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의 한 양돈농장에서 포클레인으로 살처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 질병은 바이러스성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등 치명적이나 아직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사람에게는 전염되지는 않는다. 2019.9.17/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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