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은 ‘물폭탄’ 남부지방은 ‘폭염특보’…극과 극 날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31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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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경기, 강원 등 일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5일 서울 종로에서 한 시민이 폭우를 뚫고 자전거를 타고 있다. 2016.7.5/뉴스1 © News1
서울과 경기, 강원 등 일부지역에 호우경보가 발효된 5일 서울 종로에서 한 시민이 폭우를 뚫고 자전거를 타고 있다. 2016.7.5/뉴스1 © News1
31일 오전 7시부터 한 시간 동안 서울에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 가까운 비가 내리며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같은 시간 인천 목덕도에서도 한 시간에 57.5㎜의 비가 쏟아져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오전 10시경까지 강하게 오던 비는 차차 약해져 이날 오후 내내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했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 중랑구 77.5㎜, 목덕도 125㎜, 경기 가평 외서면 89.5㎜ 등의 비가 수도권에 내렸다. 기상청은 1일 중부지방에 20~7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남 북부에 31일 내린 기습 폭우의 원인은 중부지방에 걸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서쪽에서 몰려온 수증기였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따뜻한 대기 아래로 밤사이 지표면이 식어 차가워진 공기가 머무르며 상하 공기층이 불안정해진 결과 새벽부터 비가 쏟아졌다. 이 같은 중부지방의 기습 호우는 일본 남해상에 중심이 자리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충분히 팽창해 대기를 안정시키는 1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31일 남부지방과 강원 동해안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최저기온이 강원 속초 청호해변 29.8도, 강릉 29.7도를 기록하는 등 초열대야(오후 6시~이튿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현상)에 근접했다. 2013년 8월 8일 강릉의 하루 최저기온이 30.9도를 기록한 이래 우리나라에서는 초열대야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폭염 관련 각종 기록을 세운 지난해에도 강릉 최저기온이 29.7도(7월 21일)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남부와 강원 동해안을 중심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어서 6년 만에 초열대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강원 동해안 기온이 유독 높은 건 수도권에 비를 뿌린 뒤 건조해진 서풍이 태백산맥을 넘어가면서 기온이 올라가는 데다 습기 많은 바닷가 특성상 그 온다가 떨어지지 않아서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동해안과 경상 내륙의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그 밖의 지역도 33도 이상으로 올라 무덥고 열대야가 일어나는 곳이 많겠다”며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강은지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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